김선영(백남준아트센터 학예연구사)
1. 작가님과 작품 활동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 주세요.
저는 무대미술을 하고 있는 신승렬이라고 합니다. 저는 공연에 시각적인 것을 포함해 공연안에 흐르고 있는 보이지 않는 감각들까지도 공간 안에 구축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백남준아트센터에서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에서 선보인 〈바람극장〉과 우란문화재단에서 제작했던 〈시적극장〉이 대표적인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에 참여하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예상치 못했던 팬데믹으로 인해 실제로 전시 되었던 시간은 짧아서 너무 아쉬웠지만 무대미술을 통해 공간에 대한 질문을 하는 작업자로서 전시를 통해 새로운 질문과 고민을 할 수 있는 귀한 시간들이었습니다.
3. 무대미술가로서 작가님의 작업은 무대라는 매체를 둘러싼 관계를 전복하고 기존 무대가 가지고 있는 문법을 전복하여 무대, 극, 관객, 배우의 경계를 모호하게 합니다. 이것이 기존 장르와 매체의 경계를 허물고 매체를 둘러싼 시스템에서 창작가와 감상자, 제작자와 소비자, 예술가와 관람객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며 참여적인 작품을 보여주었던 백남준 작가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백남준 작가와의 개인적인 혹은 예술적인 연관성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작가로서 백남준 작가는 너무나 큰 존재인 것 같습니다. 연관을 짓는 것 자체가 굉장히 송구스러운 것 같아요. 아마도 저는 전통적인 극장과 공연이라는 매체의 한계 속에서 계속 스스로에게 왜? 라는 질문을 던졌던 것 같고, 스스로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을 실천했던 것이 제 작업으로 이어져 왔던 것 같습니다.
4.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참여 작품에 대한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예전에 티베트에서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마니차’라는 원기둥 모양의 경전을 돌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마니차를 한 번 돌릴 때마다 경전을 한 번 읽는 것과 같다고 여기는 티베트인 들의 깊은 믿음이 담긴 경건한 행위라고 하는데요. 마니차가 돌아가며 발생하는 바람이 그 경전을 읽어주는 주체가 된다고 믿는 마음에서 비롯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바람극장〉이라는 극장에서 관객들이 바람이 항상 우리 안에 존재하게 하고 있음을 깨닫는 시간이 되길 바랬습니다.
5.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참여 이후 진행하셨던 작품 활동과 향후 계획을 소개해 주세요.
극장과 무대에 대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며 극장의 새롭게 인식하는 혹은 인식하게 하는 작업을 묵묵히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또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입주작가로 있을 때 연구했던 ‘노마드씨어터’에 대한 프로젝트를 계획해 볼 예정입니다.
6.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와 관련해 공유하고 싶으신 의견이나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요?
전시 기간 중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그동안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나경민 배우님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퍼포머와 공간 〈바람극장〉이 만나는 너무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관객들과 직접 함께 할 수는 없었지만, 언젠가 영상이 아닌 제 작품 안, 공간에서 관객들과 만나 선보일 수 있는 시간을 꿈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