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미스터 오웰 40주년 특별전《일어나 2024년이야!》는 새로운 기술에 대응하는 과거의 장면들을 통해 현재를 마주한다. 전시 제목은 미국 밴드 오잉고 보잉고가 1984년 백남준의 위성 프로젝트〈굿모닝 미스터 오웰〉에 참여하며 발표한 노래 제목〈일어나 1984년이야!〉를 2024년으로 재설정한 것이다. 기술 감시 사회에서 빅브라더에 대응해 깨어있으라 주문하는 40년 전의 메시지는 지금도 낯설지 않다. 전쟁으로 맞은 또 한번의 지구 위기의 시간도 마치 이전에 와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세계는 여전히 전쟁 중이다.
미디어 감시와 전쟁이 끊이지 않는 미래 사회를 그린 조지 오웰의 소설『1984』(1949) 의 해가 되었을 때, 백남준은 이미 고인이 된 오웰과 소설에 대한 응답으로 위성 방송을 내놓았다. 1984년 새해에 뉴욕과 파리를 실시간 연결하는 위성 텔레비전 생방송〈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오웰이 우려한 통제의 기술을 전세계 2천5백만 명의 시청자들과 함께 즐거운 소통의 기술로 전환했다. 백남준의 기획으로 전세계 여러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세계 각지의 춤과 노래, 시와 코미디가 뒤섞인 유쾌한 쇼는 오웰의 디스토피아가 아닌 밝은 미래에 대한 바람을 담았다. 오웰의 소설 속 텔레스크린과 같은 기술 네트워크가 개인을 억압하는 전체주의적 감시망이었다면, 백남준에게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 만나고 다른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었다. 1980년대 위성은 냉전의 산물이자 거대한 국가적 자본을 투입한 하이테크놀로지의 결정체로, 이러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몇몇 방송국과 나사(NASA) 정도였다. 그러나 백남준은 위성 방송 시스템을 대륙 간 서로 다른 문화를 연결할 수 있는 기술로 구상했고, 여러 협업자들과 예술로 소통하며 이를 실현했다.
오웰이 예고한 감시 사회와 백남준이 바랐던 전 지구적 연결은 모두 일상이 되었다. 전시는 현재를 연결의 기술이 정점에 이른 인공위성 시대로 진단하고 40년 전 백남준의 위성 예술〈굿모닝 미스터 오웰〉이 궁극적으로 지향한 세계 평화의 가치에 다시 주목한다. 밤하늘의 별처럼 크고 작은 인공위성이 지구를 가득 덮은 지금, 우리는 폐허에서도 전쟁의 참상을 실시간으로 알리는 위성망의 효용에 환호하기 전에 연결의 기술을 소통과 평화의 동력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물어야 할 것이다.
일어나 2024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