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의 선물’은 2008년 백남준아트센터 개관 이후 꾸준히 진행해온 연례 심포지엄 시리즈로, 대표적인 학술 브랜드이다. 특히 열 다섯 번째 ‘백남준의 선물‘은 백남준의 대표적 야외 설치 작품을 각각 소장하고 있는 리움미술관과 백남준아트센터가 공동으로 기획하고 주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백남준아트센터에서 현재 진행 중인 특별전시 《트랜스미션: 너에게 닿기를》과 연계하여 미술관에 소장된 야외 미디어 설치 작품의 수집과 전시, 기록과 보존에 대해 관련분야 전문가 10인이 이론적·실재적 논의를 진행한다. 전시 중인 백남준의 대표작 〈트랜스미션 타워〉(2002)와 〈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 모차르트의 진혼곡을 조용히 연주하라〉(1997)의 제작과 설치 과정에서 백남준과 협업했던 전문가 노먼 발라드와 마크 패츠폴의 경험을 직접 들을 수 있다.
가변성을 가지는 매체의 실연, 작품이 위치하는 공간과의 관계성, 수집 과정에서 동반되어야 하는 기록화 속성, 복원에서의 원형성에 대한 논의까지, 미술관에 소장된 미디어 설치 작품들이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에 관한 토론이 이어진다. 특히 심포지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된 《트랜스미션: 너에게 닿기를》 전시 투어는 심포지엄에서 논의되고 있는 두 작품의 실제 설치를 직관적으로 감각하고, 전시를 위해 발굴한 백남준의 아카이브 푸티지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미술관의 관점에서 미디어 설치 작품의 가변성과 원형성을 주목하는 이번 심포지엄은 작품 단위의 기계적 속성에 주목했던 기존의 미디어 아트 보존과 수집 논의와는 차별화 되는 새로운 관점의 연구 방향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참여자 소개
노먼 발라드Norman Ballard
노먼 발라드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레이저 아티스트이자 테크니션이다. 1975년 뉴욕대학교의 미디어 생태 대학원 연구 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레이저 그래픽 프로젝션 시스템을 설계했고, 1976년부터 레어파이드 미디어를 설립하여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레이저 움직임을 제어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레이저 기술을 공연과 시각예술 작업에 적용하여, 뉴욕 시티 발레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다양한 작품들의 무대 기술 프로젝트를 수행한 이력이 있다. 백남준과 1982년부터 협업하여 <삼원소>(1999), <야곱의 사다리>(2000), <달콤하고 숭고한>(2000) <트랜스미션 타워>(2002) 등의 다수의 레이저 작품을 제작하였다. 2002년 뉴욕의 록펠러 센터 광장에서 <트랜스미션 타워>와 <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를 동시에 전시한 <<트랜스미션>>의 설치를 담당했다. 현재 노먼 발라드는 다음 세대를 위해 이 특별한 작품들의 복원과 보전에 헌신하고 있다.
마크 패츠폴Mark Patsfall
마크 패츠폴은 작가이자 판화가이자 출판인이다. 1979년 신시내티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1981년 클레이 스트리트 프레스(Clay Street Press)를 설립했다. 칼 솔웨이 갤러리(1983~2003)에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수석 디자이너 겸 테크니션으로 조각품과 공공 프로젝트를 제작했다. 2002년에는 오하이오 예술위원회와 젤리니 재단으로부터 체코 프라하에서 후원하는 예술가 레지던시를 지냈다. 2011년에는 시카고에 있는 미국 방송 박물관의 비디오 조각 커미션을 수행했다. 그는 신시내티 대학교 미술학과 겸임 교수를,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신시내티 아트 아카데미 이사회 임원을 역임한 바 있다. 그의 작품은 지역, 미국 및 해외에서 전시되었으며 많은 공공 및 개인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핍 로렌슨Pip Laurenson
핍 로렌슨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보존학 교수이자 UCL East의 현대미술 및 미디어 보존학 석사 과정 디렉터이다. 현대미술 보존 분야에서 30년의 전문 이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1996년부터 2010년까지 테이트(Tate)의 선구적인 시간 기반 미디어 보존 부서를 설립하고 총괄했다. 21세기 현대 미술 컬렉션의 보존이 직면한 과제에 대응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학제 간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테이트의 소장품 관리 연구 책임자였으며,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멜론 재단(Mellon Foundation)에서 지원한 프로젝트인 'Reshaping the Collectible: When Artworks Live in the Museum'을 기획하고 총괄했다. UCL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영국 보존협회(ICON)의 공인 회원이자, 현대미술 보존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인 INCCA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윤서
김윤서는 백남준아트센터 큐레이터로서 동시대 미술 전시와 연구를 기획한다. 공적 자원으로서 미술관의 역할과 예술실천, 문화예술정책과의 결합에 관심이 있다. 기획전 《백남준의 보고서 1968-1979》(2022), 《오픈 코드: 공유지 연결망》(2021), 《침묵의 미래: 하나의 언어가 사라진 순간》(2020), 학술 심포지엄 《미술관 없는 사회, 어디에나 있는 미술관》(2020) 등의 전시와 연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도록과 학술 저널을 출판했다.
김환주
김환주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문화재수리복원을 전공하고, 국립현대미술관 유화보존실을 거쳐 현재 대전시립미술관 소장품 보존관리 학예연구사로 재직 중이다.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 건립 사업과 백남준 〈프랙탈 거북선〉 복원 프로젝트를 총괄했으며, 주요 논문으로 「국·공립미술관의 작품수집 과정 및 보존평가 현황 분석」(2022), 「대전시립미술관 작품 보존·관리 현황 분석 및 개선방안 연구」(2021), 「백남준 作 〈프랙탈 거북선〉의 관리이력 및 보존현황」(2020), 「톰 샤농 〈광선구〉의 작품설치와 보존방안 연구」(2019) 등이 있다. 현대미술작품의 보존관리, 미술관의 보존정책과 소장품 통합관리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박상애
박상애는 백남준아트센터 아카이브를 총괄하며, 미술관 아카이브, 미디어 아트 아카이브, 그리고 백남준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 연구 성과로는 백남준아트센터 인터뷰 프로젝트, 비디오 테이프 분석, 연구 단행본 출간 등이 있다. 2021년부터 백남준 비디오 아카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백남준의 비디오 서재(Paik’s Video Study)”를 기획하고 운영 중이다. 『정보원으로서의 동영상 이용 유형별 요인에 관한 연구』로 연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비상한 현상, 백남준》(2017), 《웃어》(2021), 《트랜스미션: 너에게 닿기를》(2023) 전시를 기획했고, 『백-아베 비디오 신디사이저』(2011), 『백남준아트센터 인터뷰 프로젝트』(2012-2020), 『백-아베 서신집』(2018)을 편집, 출간했다. 미디어 아트 아카이브, 작가 미술관 아카이브, 디지털 미술관, 그리고 백남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윤제호
전자음악 작곡가이자 오디오비주얼 아티스트인 윤제호는 전시와 공연 분야를 넘나드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상상하는 디지털 공간을 컴퓨터로 디자인한 소리와 광학 장치의 빛으로 현실 공간에 채운다. 관객은 작품 안에서 빛과 소리를 촉각적으로 느끼며 거닐고 쉬면서 현실과 가상이 혼재된 시대를 살아가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그의 작품은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오픈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광주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제주도립미술관,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 등의 주요 전시에 소개되었으며 한국, 캐나다 수교 60주년 기념 전시와 청주 직지 코리아 국제 페스티벌에서 오프닝 퍼포먼스 등을 하였고 더 현대 서울 1주년 퍼포먼스와 제네시스 X 로드쇼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하였다.
이기준
이기준은 미디어 작품 설치 전문가로 국내외 미술관과 갤러리와 함께 백남준의 작품 설치 및 보존을 수행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수의 백남준아트센터 전시와 《백남준 비디오 광시곡》(2007), 《경주문화엑스포 백남준 특별전》(2007)의 설치를 담당했으며, 백남준 작가의 오랜 동료 협업자인 이정성 테크니션과 〈메가트론〉(1997), 〈서울 랩소디〉(2001)등의 작품 성능 개선 작업을 함께 수행하였다. 현재 백남준아트센터 테크니션으로 소장품 관리와 백남준 미디어 작품 장기 보존과 대체방안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진지영
진지영은 리움미술관 보존연구원으로, 프랑스 아비뇽 고급미술학교 회화 보존복원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 전반의 보존처리 및 그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컬러필드 회화의 기법 연구: soak-stain을 중심으로」(2006), 「루이즈 부르주아의 〈Maman〉 재질과 보존 방안 조사」(2008), 「미디어 아트의 보존과 기록」(2011), 「백남준의 〈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 모차르트의 진혼곡을 조용히 연주하라〉의 보존」(2014), 「유영국 유화 작품의 기법과 손상 유형」(2016), 「야외 금속제 현대조각품의 보존관리」(2021), 「김환기의 〈23-XII-71#218〉: 점화에 이르기까지」(2021) 등이 있다. 2020년부터 현대미술 보존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인 INCCA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태현선
태현선은 리움미술관의 학예연구실장을 거쳐 현재 소장품연구실장으로 구입과 연구, 소장품 기반 전시 기획 업무를 맡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미술사학과 석사를 취득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리움미술관의 현대미술 상설전과 기획전을 기획해왔으며 특히 작가 연구를 기반으로 여러 국내외 작가의 개인전들을 기획했다. 주요 전시로 《김수자: 세상을 엮는 바늘》(2000), 《나라 요시토모: 내 서랍 깊은 곳에서》(2005), 《마이클 주 개인전》(2006), 《나의 아름다운 하루》(2007), 《아니쉬 카푸어》(2012), 《양혜규 개인전》(2015), 《한 점 하늘_김환기》(2023) 등이 있다. 리움미술관의 한국근현대미술 소장품의 아카이브 구축과 활용 강화를 위한 방안을 연구 중이다.
백남준의 트랜스미션: 두 세기에 걸친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