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6월 24일 제6회 카셀 도큐멘타의 개막식에서 백남준은 요셉 보이스, 샬럿 무어먼, 더글러스 데이비스 등과 함께 인공위성을 이용한 공연을 했다. 카셀에 만들어진 스튜디오에서 진행자 페터 이덴이 퍼포먼스를 설명하면 미국에 있는 러셀 코너가 위성을 통해 독일의 모습을 생방송으로 내보냈다. 카셀의 무대에는 〈TV 브라〉를 착용하고 첼로를 연주하는 무어먼이 있고, 그 옆에는 〈TV 첼로〉가 놓여 있고, 백남준과 보이스가 현장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백남준은 우선 자신의 주요 퍼포먼스 작품들을 차례로 공연한다. 비디오 카메라로 건반을 두드려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무어먼이 첼로로 브람스의 〈자장가〉를 연주하는 동안 백남준은 텔레비전 케이스와 방독면, 전축 케이스 등을 무어먼의 머리에 씌운다. 연주하던 무어먼은 꽃다발에서 꽃을 뜯어내더니 던져버리고, 이어서 무대에 설치된 백남준의 〈TV 부처〉의 모습이 폐쇄회로 카메라에 잡힌다. 이 작품에는 〈글로벌 그루브〉(1973)에도 등장하는 클래식 음악과 현대 음악의 조화라는 모티브가 계속 등장해서 무어먼이 〈TV 첼로〉를 켜면 옆에서 다른 연주자가 전통적인 첼로를 연주하였다. 백남준은 빈 텔레비전 케이스에 들어가서 유리를 두들기고, 사과를 먹고 담배로 종이를 지져서 구멍을 뚫고, 촛불을 켜 놓았으며, 모니터를 쌓아 무너뜨리기도 한다. 또한 백남준이 무어먼을 위해 만들어준 〈TV 침대〉 위에 무어먼이 누워서 첼로를 연주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진행자가 소개를 하면 보이스가 부처에 대해 길게 설명을 한다. 그리고 이 공연의 마지막에는 더글러스 데이비스가 〈마지막 9분〉이 라는 위성 공연을 연출한다. 화면에 나타난 데이비스는 "9분이 지나면 내가 당신을 찾아갈 것이다. 이 방에서, 당신의 방에서, 그것이 세계이다”와 같은 나레이션을 한다. 퍼포먼스는 실시간으로 유럽에서 진행했으며, 스크린에 나타나는 손은 남미의 카라카스, 베네수엘라에서 미리 촬영해 둔 것이다. 목에 시계를 걸고 카운트를 하던 데이비스는 9분이 되는 순간에 카메라 렌즈를 향해 돌진해서 마치 물리적 거리를 일순간에 뛰어넘어 관람자가 있는 공간으로 침투할 것 같은 상황을 연출한다. 비록 아직은 여러 장소를 연결하는 정도의 간단한 위성 생방송 기능을 이용한 작품이었지만, 백남준의 주요 퍼포먼스 작품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으며, 80년대 이후 백남준이 진행할 본격적인 위성3부작인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 〈바이바이 키플링〉(1986), 〈세계와 손잡고〉(1988)의 전조(前兆) 역할을 하는 작품이다.
도큐멘타 6 위성방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