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 노래》 전시 작가 앤 덕희 조던의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합니다. 앤 덕희 조던은 인간과 비인간의 공진화 가능성을 탐구하며 영상 맵핑, 로봇과 기계 사물 등의 복합 설치를 통해 몰입감 넘치는 공상과학 세계를 보여줍니다. 조던의 작품은 생태를 이해하기 위해 자연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작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연구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작가는 인간과 비인간이 공존하는 우주와 자연에 내재된 시스템과 작동 원리를 미생물이 거주하는 미시 세계로부터 포착하고, 하나의 모델을 구축하여 복합적인 세계로 확장해 나갑니다. 최근 주요 작업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t)이 인간의 역할과 기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현상에 반하여 ‘인공 어리석음(artificial stupidity)’을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작가는 지능과 어리석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인공지능이 똑똑하다고 인식되지만 실제로 어리석은 선택, 방향,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또한 지능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담고 있는 작품들을 통해 인공지능이 아닌 ‘인공 어리석음’이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또 다른 방식일 수 있음을 함축적으로 보여줍니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작품, <앞으로 다가올 모든 것을 환영한다>는 백남준에게 영감을 받아 커미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오래된 구형 컴퓨터, 플럭서스 퍼포먼스와 비디오 신디사이저를 연상케 하는 피아노, 그리고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손이 전시장 천장에 매달려 있습니다. 관객이 가까이 다가오면 작품은 진자 운동과 함께 사운드와 빛을 내며 응답합니다. 정교한 기계적 설계로 구성된 이 작품은 컴퓨터와 손의 진자 움직임 그리고 피아노가 임의적으로 발산하는 빛의 이미지를 수면 위에 끊임없이 반사시켜 그 구조를 반복적으로 무너뜨립니다. 이는 기계의 언어이자 컴퓨팅 시스템의 근본 원리인 이진법의 구조를 해체하고 관객의 참여라는 예측 불가능한 요소를 도입하여 인간과 기계의 이분법적인 관념을 유동적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합니다. <앞으로 다가올 모든 것을 환영한다>는 관객과 기술, 예술이 하나로 융합되어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맞이할 미래에 대한 열린 마음, 그리고 긍정적인 가능성을 꿈꾸게 합니다. 이번 아티스트 토크에서 앤 덕희 조던 작가의 더 많은 작품 세계를 더 깊이 만나기 바랍니다.
작가소개
앤 덕희 조던
앤 덕희 조던은 한국에서 태어나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베를린 바이센지 미술대학에서 수학하고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올라퍼 엘리아슨에게 마이스터슐러린을 사사받았다. 쿤스트하우스빈(2024), 뉴욕 커낼 프로젝트(2024), 카를스루에 예술과 미디어센터(2024), 마이애미 비치 베이스 미술관(2023/2024), 바젤 전자예술의 집(2023), 비스뷔 발틱아트센터(2022), 몬트리올 모멘타 이미지 비엔날레(2021) 등에서 개인전을 선보였으며 글래스고 현대예술센터(2024), 광주 비엔날레(2023), 런던 바비칸 센터(2023), 베를린 트랜스미디알레(2021/2022)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2024년 〈립 소사이어티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웁살라 대학교 지속가능연구 대학원과 발틱아트센터의 그라스 펠로우쉽(2022), 베를린 문화부 펠로우십(2021), 본 예술지원재단 펠로우십(2019)등에 참여하였다. 그는 구조 전문 잠수부이자 운동감각 전문치료사로 활동한 바 있으며 현재 카를스루에 조형예술대학의 뉴미디어 교수로 재직 중이다.
《숨결 노래》 아티스트 토크: 앤 덕희 조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