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미스터 오웰 40주년을 맞아 기획된 별들의 만남 마지막 상영작은 〈머스 바이 머스 바이 백〉이다. 이 작품에서 백남준은 자신의 춤을 비디오라는 매체로 번안하고자 했던 무용가 머스 커닝햄의 춤동작을 중심으로 실재의 공간과 가상의 공간을 넘나드는 그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백남준은 미리 녹화된 커닝햄의 이미지를 비디오 합성기로 만들어 낸 크로마킹과 다양한 레이어 기법을 활용해 하나의 화면에 교차시킴으로써 머스가 머스의 옆에서 춤을 추는 것 같은 효과를 만들어냈다. 시공을 넘나드는 영상 속 머스의 움직임이 반복적으로 보여지고 후반부에 가면 비디오의 되감기 기법으로 과거와 현재의 커닝햄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마치 시공을 초월한 듯 자유롭게 유영하는 커닝햄의 움직임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머스 커닝햄은 20세기 현대 무용계의 대표적인 인물로, 음악과 미술 디자인 등 다른 장르와의 적극적인 혼합을 시도하며 신체 언어가 주는 순수한 표현력의 폭을 확대했다. 커닝햄은 현대 무용에서 중요시 하는 인간의 내면 세계나 심리적 묘사에 관심을 두지 않고 동작의 탐구와 움직임의 가능성을 개발하며 무용의 형식적, 형태적 미에 관심을 두었다. 커닝햄은 작곡가, 미술가, 디자이너 등 다른 예술가와의 협업에서도 관념적이고 전형적인 구성을 뛰어넘었으며, 무용의 의미와 미적 가치를 변형하여 무용계 전체에 전환점을 가져왔다.
백남준아트센터 《30분 이상》(2018) 도록 발췌
상영회
별들의 만남: 머스 커닝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