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글레 부드비티테와 마리아 올샤우트카이테의 <송 싱 소일>은 노래(Song) 노래하다(Sing) 흙(Soil)의 의미를 지닌 세 단어를 시처럼 조합한 작품으로 흙과 퇴비, 땅을 생명이 호흡하고 순환하는 장소이자 중요한 개념으로 다루는 부드비티테의 주제를 잘 담고 있다. 공연자의 안무와 특수하게 제작된 트램펄린과 의상, 사색적인 음악, 다양한 음역대를 지닌 목소리의 노래가 작업을 이루는 주된 요소로써 맞물리며 일종의 유기체의 섬을 전시장 속에 만들어낸다. 작가의 땅에 대한 은유를 담고 있는 트램펄린은 설치미술 작가인 마리아 올샤우트카이테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공연자들의 무대이자 공연이 없을 시에는 관람객의 객석으로 기능하거나 검은 조각처럼 존재한다. 트램펄린은 중력을 충분히 느끼게 하거나 거스르는 성질을 지니고 있는데, 공연자들은 그 무른 지면을 공유함으로써 서로의 움직임을 긴밀하게 인지하고 자신의 동작을 이어 나간다. 이외에도 흙 속의 움직임을 떠오르게 하는 비선형적 안무, 불완전한 의상, 안개 등 마치 슬로 모션의 장면처럼 진행되는 <송 싱 소일>은 장소와 환경, 공연자와 관람객, 무대와 객석 등 주어진 경계와 시간을 느슨하게 만든다.
퍼포먼스
송 싱 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