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글레 부드비티테가 선보이는 <실려서 가고, 뒤에서 끌려가는>는 워크숍과 퍼포먼스가 결합된 형식으로 작가와의 공개 모집을 통해 모인 7-8명의 퍼포머가 주어진 안무를 익히고 공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안무는 퍼포머들이 2, 3명씩 그룹을 만들어 서로를 바닥으로부터 들어 올리거나, 잡아끌고, 안아서 업는 등 상대의 몸을 천천히 이동시키는 여러 가지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퍼포머들의 신체는 땅을 딛고 선 수직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지면과 가까워지며, 상대방에게 부드러운 보살핌을 받는 모습을 보이거나, 반대로 억지로 끌고 가는 모습 등을 취하게 된다. ‘끌기(dragging)’라는 단순한 행위를 주고받는 동안 퍼포머들의 사회적인 배경은 무의미해지며, 끌고 끌려가고, 업고 업히는 몸의 형태와 움직임, 사람 간의 신뢰와 배려의 제스처, 권력과 폭력에 대한 은유, 무의식과 해방의 감각 등 다양한 차원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부드비티테가 2015년 호주 현대미술센터 (ACCA)에서 시작한 이 퍼포먼스 워크숍은 2021년 코펜하겐과 2022년 런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시의 협업자, 참여자들과 함께 장소에 따라 맥락을 조금씩 달리하며 새롭게 구현되었다. 그리고 2024년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작가가 직접 안무하는 새로운 퍼포먼스 워크숍을 한국의 퍼포머들과 함께 선보인다.
퍼포먼스
실려서 가고, 뒤에서 끌려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