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만남 네 번째 상영작인 〈코요테 III〉는 도쿄 세이부 미술관 소게추 홀에서 열린 공연이다. 보이스는 코요테의 소리를 흉내내고 백남준은 즉흥으로 피아노를 연주한다. 무대에는 두 대의 그랜드 피아노가 마주보고 있고 한쪽에는 보이스가 쓴 설명들이 가득찬 흑판이 자리잡고 있다. 보이스는 마이크를 잡고 생명과 자유를 갈구하는 코요테와 예술가의 자아를 오가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백남준은 피아노로 일본의 가요, 클래식 등을 즉흥적으로 연주한다. 두 사람의 협업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여 강력한 에너지의 장을 만들어낸다.
백남준과 요셉 보이스의 인연은 1958년 보이스가 백남준을 찾아와 공연을 제안하면서 시작되었다. 보이스는 1963년 백남준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에서 설치해 둔 피아노를 예정에 없이 부숴버리기도 했으며, 이후 플럭서스 관련하여 여러 작업을 함께 했다. 보이스가 별세한 후 백남준은 보이스를 추모하여 1990년 〈늑대의 걸음으로〉라는 진혼굿을 펼치고 이를 비디오로 만들었다.
요셉 보이스는 1921년 독일에서 태어나 1950년대에서 80년대 초까지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한 플럭서스의 주요 멤버다. 보이스는 플럭서스 멤버들과 함께 예술이 상업적으로 유통되는 것에 반대하고 우연성이 기반한 해프닝을 통해서 어떻게 예술이 삶은 차원으로 융합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보이스는 “모든 사람이 예술가다”, “생각이 예술이다”와 같은 발언을 통해서 인간의 모든 삶은 예술의 일부이며, 인간은 이러한 예술을 통해서 사회적 조형물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남준아트센터 개관 10주년 기념 전시 《#예술 #공유지 #백남준》(2018) 도록 발췌
별들의 만남: 요셉 보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