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잘것없는 우리 삶에서 다른 사람과의 만남으로 얻을 수 있는 신비로움을 생각할 때 위대한 천재들이 서로 만나지 않고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무척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러한 만남(예를 들어 케이지와 매클루언 그리고 케이지와 버크민스터 풀러의 만남)을 아무도 녹화하지 않았다니! 인류 문화의 차원에서 얼마나 커다란 손실인가.… 위성 덕분에 타인과의 신비스러운 만남(우연한 만남)은 기하학적 진보 과정을 거쳐 축적되어 갈 것이며, 이는 동시에 후기 산업사회의 주된 비물질적 산물이 되어야 한다.” 백남준, 「예술과 위성」, 1984
백남준아트센터는 1층 랜덤 액세스 홀 하반기 상영회 《별들의 만남》을 6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한다. 《별들의 만남》은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의 주요 등장인물들을 조명한다. 백남준은 위성 덕분에 만들어지는 타인과의 신비스럽고 우연한 만남에 주목하여 1월 1일, 당시 최고의 스타와 예술가를 한자리에 모았다. 철저히 계획적이지만, 동시에 즉흥적이고 예측 불가한 상황들로 가득한 위성 프로젝트에서 예술가들은 일생일대의 만남을 경험한다. 그 중 고스기 다케히사(1938-2018), 샬럿 무어먼(1933-1991), 존 케이지(1912-1992), 요셉 보이스(1921-1986), 머스 커닝햄(1919-2009), 총 5명의 인물은 백남준과 동시대를 살며 함께 작업한 예술가들로 〈굿모닝 미스터 오웰〉 이전에도 이미 여러 차례 백남준의 작업에 등장한 바 있다. 《별들의 만남》은 백남준의 위성 예술 이전과 이후, 함께 작업한 예술가 5명의 소스 비디오, 다큐멘터리, 클립 영상 등을 주목하며 협업의 의미를 되짚는다.
시리즈 첫 번째 상영은 1995년에 열렸던 제6회 후쿠오카 문화상 기념 공연이다. 백남준과 고스기 다케히사가 함께 했던 《귀거래(歸去來)》 공연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백남준과 고스기는 다른 공연자들과 함께 〈체임버 뮤직〉과 〈확장된 음악〉 퍼포먼스를 1시간에 걸쳐 공연한다.
고스기 다케히사는 1938년 도쿄에서 출생한 아방가르드 음악가이다. 백남준의 오랜 예술 동지였으며, 존 케이지와 데이비드 튜더 등과 함께 작업했다. 머스 커닝햄 컴퍼니의 음악감독으로도 오랜시간 동안 활동했으며, 2018년 식도암으로 사망했다. 관습적인 음악에 도전하는 태도로 뉴욕을 중심으로 한 아방가드르 예술활동과 일본 실험음악 그리고 사운드아트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별들의 만남: 고스기 다케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