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심사위원회는 2020년 제7회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수상 작가로 캠프(CAMP, 인도)를 선정하였다. 캠프는 샤이나 아난드(Shaina Anand), 아쇼크 수쿠마란(Ashok Sukumaran), 산제이 반가르(Sanjay Bhangar)가 주축이 되어 2007년 뭄바이에서 결성한 스튜디오이다. 여러 작가들의 협업체로 움직이는 캠프는 연구, 개입, 발표, 기록으로 이루어지는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다양한 미디어 기술을 다루며, 필름과 비디오, 전자 매체, 공공 예술의 형태로 작업하고 이를 오픈 소스로 공유한다. 수상이 결정된 후 캠프는 전지구적 감염병으로 “외상적 불안이 배가되면서 더욱 일상이 된 미디어 상호작용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재, 백남준의 이름으로 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라 말하고, “역사적으로 살아 숨 쉬며 여러 시공간을 만나게 하는 우정과 발명이야말로 이 상에 담긴 정신이라 여기고 그 가치를 이어갈 것이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해 왔다.
추천위원인 베트남의 조 버트 팩토리 컨템포러리아트센터 예술감독은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행하는 기술 실험을 통해 생존의 전략을 재고하는 현장이자 결합체”라 할 수 있는 캠프의 작업은 “사회적 영역으로서 질문을 던지는 예술”에 대한 믿음에 바탕을 둔다고 설명한다. 여기에는 “지배 권력과 그 도구들에 맞서기 위해 협력과 교류가 필수적이며, 이와 같은 예술에 대한 신념은 작업의 방법론에 나타날 뿐만 아니라 […] 다양한 인식의 형태에 열려 있는 캠프의 개방적인 이웃성에서도 중요하게 드러난다.“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심사위원장인 디터 다니엘스 독일 라이프치히 시각예술대학 교수는 캠프가 백남준의 ‘글로벌 그루브’, ‘임의접속정보’ 개념에 나타나는 “과정 중심의 태도를 계승, 확장”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캠프는 “전기와 에너지, 교통과 운송, 감시 시스템, 아카이브, 영화, 비디오, 라디오,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디어’의 문턱을 낮추는 참여적 개념을 제시하면서, 오픈 액세스를 바탕으로 공공의 영역에 개입”함으로써 “전지구적 자본의 권력에 저항”하는 작업을 해 왔다고 평가하였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성은 관장은 “‘참여적’ ‘관계적’과 같은 말이 한때의 유행어처럼 힘을 잃어 가고 있는 세태 속에서, 손에 흙을 묻히고 사람들과 부대끼기를 마다하지 않는 캠프의 작업 방식”을 강조하였다. “신자유주의의 완력을 거스르며 진정한 연결과 연대를 찾아 공공•공동•공유의 개념을 재설계해 나가는 캠프의 작업은 팬데믹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네트워크 미디어 문화에 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들은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이 캠프로 인해 이제 더욱 뚜렷한 성격의 계보를 이루게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