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는 2020년 첫 기획전시인 《침묵의 미래: 하나의 언어가 사라진 순간》을 4월 8일(수)부터 백남준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 공개합니다. 이 전시는 2월 27일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예방 및 관람객 안전을 위해 2월 24일부터 아트센터가 임시 휴관하면서 관객과 만나지 못했습니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시민들의 지친 마음에 예술이 힘을 보탤 수 있기를 바라며, 일찍 준비해둔 전시를 온라인에서 먼저 공개합니다.
기획전 《침묵의 미래: 하나의 언어가 사라진 순간》은 소설가 김애란의 동명 소설에서 포착한 질문을 단초로, 말과 글이면서 신체이자 정령, 실체이자 관념, 그리고 체제이자 문화인 언어를 들여다봅니다. 8명의 참여 작가들은 오늘날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언어의 약탈과 소멸 현상, 오해와 이해를 거듭하는 관계, 문자의 바깥에서 벌어지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다양성을 탐색합니다. 동시에 지배 언어가 낳는 계급과 소외, 생존 도구로서 인권과 직결된 언어의 힘을 시각예술로 제시합니다. 전시는 일상에 서서히 스며들어 자리한 이 같은 문제들을 환기함으로써 눈에 보이지 않는 언어의 실체와 다양성을 새로이 바라보게 합니다.
“나는 누구일까. 그리고 어찌될까.” 어떤 언어가 스스로의 행방을 묻는 소설의 물음에서 시작된 전시는 결국 자신과 다른 존재에 대한 인식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불안이 과연 다른 종, 다른 대상, 다른 언어로부터 비롯하는지, 미래에 하나의 목소리만 남는다면 그 불안은 과연 사라질 것인지 질문합니다. 전시를 기획한 학예사의 전시투어 영상을 통해 다양한 응답과 이야기들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