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개의 방 프로젝트는 한국, 중국, 독일의 신진 미디어 작가 발굴과 지원을 위해 백남준아트센터, CAC, 그리고 ZKM이 협력하여 진행하는 공모 방식의 프로젝트다. 올해에는 15명의 추천위원들이 30여명의 신진작가들을 추천하였으며, 기술과 매체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감각과 관점을 제시하는 김희천, 양 지안, 베레나 프리드리히가 심사를 통해 선정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선정된 작가들이 CAC와 ZKM에서 열릴 순회전을 통해 자신들의 작업을 국제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지역적 한계가 있는 다른 공모전과 차별성을 갖게 된다. 참여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각각 고전적 표상에 대한 현대적 관점, 일상이 된 미디어에 대한 인식, 온 · 오프라인 경계에서의 인식 등을 통해 기술매체에 따라 변화된 현실에 대한 감각과 관점을 제시한다.우리는 물리적 세계와 데이터의 세계가 밀착된 삶을 살고 있으며 기술매체에 따라 변화된 환경은 때로는 우리의 삶을 통제하기도 한다. 또 그 어느 때보다도 발전한 과학기술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지만 그 과정 속에는 분명 우리가 포기하고 잃어버린 가치들이 존재한다. 참여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각각 고전적 표상에 대한 현대적 관점, 일상이 된 미디어에 대한 인식, 온 · 오프라인 경계에서의 인식 등을 통해 기술매체에 따라 변화된 현실에 대한 저마다의 감각과 관점을 제시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미래로 나아가기 직전 ‘현재의 가장자리’에서 우리의 상태를 돌아보고 미래를 그려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희천(Kim Heecheon, 한국)
김희천은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여 가상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하는 작가이다. 작가는 개인적인 경험과 시대감각을 결함하여 동시대인의 삶을 주목하고, 가상과 물리적 세계의 경계를 끊임없이 해체하고 재조합하며 현실에 대한 다양한 비판적 시선을 던진다. 작가의 3부작으로 알려진 <바벨>, <Soulseek/Pegging/Air-twerking>, <랠리>를 통해 온/오프라인 경계를 계속해서 넘나들며 물리적 시공간과 가상의 시공간을 ‘랠리’하는 동시대인들의 모습을 포착한다.
⦁양지안(Yang Jian, 중국)
양 진안은 도구, 기술 그리고 미디어의 변화와 ‘인간의 조건’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관심을 토대로 기계, 기술, 미디어를 주재료로 기술 및 미디어와 우리의 삶, 그리고 사회의 반사적 관계 또는 구조를 드러내고 자신의 문화적 관계 속의 위치를 발견하게 한다. <센서의 숲>(2008-2018)은 일상의 사물들에 센서를 부착함으로써 관람객의 행동을 제어하고 조작한다. 이는 일상에 침투한 다양한 기술 매체가 우리 인식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베레나 프리드리히(Verena Friedrich, 독일)
베레나 프리드리히는 유기적, 전자적 매체를 활용하여 기술과 매체 변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관점을 확장시키는 설치 작업을 선보여 왔다. 작가는 《지속되는 현재》에서 비눗방울이 가진 본연의 순간성과 함께 기술에 의한 영속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짧은 시간 동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비눗방울은 삶의 덧없음, 무의미함, 끝을 예견하는 허망함 등을 상징하는 고전적 ‘바니타스(Vanitas)’의 표상이다.
《지속되는 현재》는 비눗방울의 화학적, 물리적 특성을 고려해 개발된 기술 장치로 비눗방울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데에 목적이 있다. 비눗방울의 수명을 가장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환경은 정교하게 통제된다. 낮은 온도를 유지하여 수분 증발을 최소화하고, 비눗방울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다른 생명이나 요인들도 최대한 제거되었다. 과학적 연구로 고안된 장치 안에서 보다 향상된 제조 공정으로 생산된 비눗방울은 가능한 오랫동안 안정과 불안정한 상태 사이를 부유하며 현대적 관점의 ‘바니타스’를 보여준다.
현재의 가장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