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얼거리고 일렁거리는≫은 급변하고 있는 디지털 네트워크 환경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사회 정치적 변화들을 함께 겪고 함께 이루는 목격자이자 참여자로서 감정의 흐름, 감각의 전이 현상에 대해 동시대 미술이 주목하는 관점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영상, 설치, 사운드 퍼포먼스, 디자인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각자의 시선으로 감정의 형태와 움직임을 포착하고 있다. 이들 작품은 개인의 산발적인 감정들을 어떻게 공동의 가치로 치환시키는가, 그리고 개인이 광장으로 나오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안에 설 수 있는 광장이 가능한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또한 기술적 발전이 바꿔 나가고 있는 세계를 감정의 차원으로 다시 바라보며 사회적 문제에 반응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재고하는 일에 있어 테크놀로지가 마음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파고든다.
전시에 참여하는 13명(팀)의 작가들은 불안하고 위태롭고 무력하게 느껴지는 오늘의 세상을 살아가는 미약한 그 마음들이 자신들의 소리를 밖으로 내뱉을 때, 비록 뜻 모를 웅얼거림처럼 들릴지라도 그것이 모여 어떤 일렁거림을 일으킬 수 있음을 전하고 있다. 이번 전시 ≪웅얼거리고 일렁거리는≫에서는 개인과 집단의 연결과 고립, 감정의 분출과 통제의 관계가 저마다 다른 여럿의 목소리의 물결을 타고 수면 위로 고개를 내민다. 그 파도가 부서질 때마다, 아직은 아닌 새로운 현실이 ‘사이’에서 태어나고 ‘곁’으로 쌓여가며 또 다른 공동 전선을 구축해 간다.
참여 작가들은 70,80년대 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함양아 작가와 홍민키 작가의 신작이 소개될 예정이며, 해외 작가 중 에드 앳킨스, 세실 에반스는 최근 국내 미술 저널에서 선정한 동시대 미술가 45인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로잘린 나샤시비는 2017년 터너상 후보, 이그나스 크룽레비시우스는 2010년 독일 Nam June Paik Award 후보로, 주목할 만한 작가들의 작품이 포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