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으로 강자의 자유를 증대시킨다 함은 곧 약자의 자유를 보호하고 다양한 문화들 사이의 질적 차이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 백남준, ‘예술과 위성’ (1984)
조지 오웰은 1949년 원거리 통신을 이용한 감시와 통제가 일상이 된 암울한 미래를 그린 디스토피아 소설 「1984」를 발표하면서, 1984년이 되면 매스미디어가 인류를 지배하리라는 비관적인 예언을 하였다.
백남준은 이 예언에 대해 “절반만 맞았다”고 반박하면서, 예술을 통한 매스미디어의 긍정적인 사용을 보여주기 위한 위성 TV쇼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기획하였다. 1984년 1월1일, 백남준은 뉴욕과 파리를 위성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연결했다. 이 생방송을 위해 4개국의 방송국이 협력했고, 30여팀, 100여명의 예술가가 참여해 대중예술과 아방가르드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음악, 미술, 퍼포먼스, 패션쇼, 코미디를 선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다채로운 예술들을 합성하여 한 TV 화면 속에서 만나게 하였다. 이 방송은 뉴욕과 파리뿐만 아니라 베를린, 서울 등지에 생중계되었으며, 약 2천5백만 명의 TV시청자가 시청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4년은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30주년을 맞는 해로, 이 긍정의 축제를 바라보는 우리 자신의 눈을 들여다 보아야 할 시점이다. 오늘날 위성을 넘어 인터넷을 이용한 글로벌 네트워킹 시스템은 더 강한 통제와 더 넓은 자유를 모두 가능하게 한다. 이 전시는 나날이 복잡해지고 은밀해지는 통제/자유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예술이 이 네트워크를 변화시킬 새로운 노드와 링크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묻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