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년 동안 ‘진지‘하면서도 예술적이고 실험적이며 미디어에 대한 성찰을 담은 다양한 형식의 컴퓨터 게임이 개발되어왔다. 새로운 게임 전략들은 발달하는 시청각 미디어 분야에서 진행된 예술적 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컴퓨터 게임은 우리 사회의 기능과 구조를 반영하는 동시에 그것을 분석하기도 한다.
《뉴 게임플레이》는 총 6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컴퓨터 게임을 소재로 한 작업에서부터 작가들이 개발한 컴퓨터 게임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게임아트를 선보이는 전시이다. 전통적인 미디어 아트와 비디오 게임 또한 전시에 포함되어 흥미로운 대화를 이끌어간다.
첫 번째 섹션인 ‘백남준에 대한 경의’에서는 비디오 아트의 아버지인 백남준의 작품과 전략들을 되짚어 본다. 또한, 폭력적인 1인칭 슈팅게임을 추상적인 이미지로 바꿔 대상이 없는 게임으로 제시하는 2인조 아티스트 그룹 조디의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게임의 맥락에서 본 미디어 아트’ 섹션에서는 비디오 미학을 컴퓨터 게임의 인터렉티브 형식으로 번역한 미디어 아티스트 빌 비올라의 <밤의 여정>이 소개된다. 중국 작가 팡 망보는 공산당 홍군의 대장정이라는 영웅적 신화를 풍자하여 캐릭터가 달리고 점프하는 16미터 길이의 게임영상 작품 <대장정: 재시작>을 전시한다. 한편, 컴퓨터 게임의 포맷이 미술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제프리 쇼의 <읽을 수 있는 도시> 또한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해킹/테크놀로지의 변형’ 섹션에서는 인터렉티브 미술의 선구자로서의 백남준의 역할을 살펴본다.
이번 전시에서 다뤄지는 또 다른 중심 주제는 기능성 게임과 인디 게임들이다. 이 게임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흥미롭고 실험적인 주장, 그리고 표현 방식 및 형식에 대한 독특한 시각으로 차별화된다. ‘게임과 사회’라는 표제 아래 전시되는 이 섹션의 작품들은 사용자가 일상의 영역에서 작용하는 정치적 구조와 과정의 중요성을 보다 잘 인식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어반 플레이’ 섹션에서는 3D 모델링 분야의 최신기술과 관객을 몰입시키는 고해상도 이미지를 사용하여 도시 풍경을 가상 현실화한 작업을 전시하며, ‘게임과 앱’ 섹션은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앱을 소개할 예정이다.
조디(조안 헴스케르크 *1968 & 더크 피스만 *1965), <무제 게임: 컨트롤-스페이스>, 1998 – 2001, 게임 퀘이크에 기초한 컴퓨터 게임 모드, PC
Photo: courtesy of Jodi
조디(조안 헴스케르크 *1968 & 더크 피스만 *1965), <무제 게임: 컨트롤-스페이스>, 1998 – 2001, 게임 퀘이크에 기초한 컴퓨터 게임 모드, PC
Photo: courtesy of Jodi
네덜란드계 벨기에 출신 아티스트 듀오 조디의 <무제 게임> 시리즈는 일인칭 슈팅게임 <퀘이크>의 여러 단계들로 구성되어 있다. 본 전시에 소개되는 단계는 <컨트롤-스페이스>와 <아레나>로, 플레이어는 이미지 요소로 둘러 쌓인 흰색 화면만을 마주하게 된다. <아레나>는 게임플레이 구조에 가장 극단적으로 개입한 사례로, 재현 요소를 완전히 제거함으로써 추상의 과정을 거쳐 플레이가 불가능한 상태로 변형된 게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삭제의 방식은 미술사에서의 단색화 이미지를 연상시키며, 1963년 노출되지 않은 빈 필름 롤을 상영한 백남준의 작품 <필름을 위한 선>과도 연결된다.
<필름을 위한 선>의 원본 상영시간은 20~30분에 이른다. 빈 필름이 영사기에서 돌아가는 이 작업에서 영사기의 밝은 빛이 필름을 비추면 필름 표면의 먼지와 스크래치가 화면에 투사된다. “미결정된” 작품이라는 백남준의 이러한 아이디어는 작곡에 대한 그의 접근방식에서 유래하는데, 이는 미완적 측면에 근거를 둔 스코어인 존 케이지의 <4분 33초>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1990년대 이후부터 작가들은 비디오 게임으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중국 출신 작가 팡 망보 또한 디지털 게임을 향한 새로운 예술적 현상에 집중한 선구자들 중 한 명이다. <대장정: 재시작>은 16비트 시대의 2차원 평면 비디오 게임과 미학적으로 유사하다. 팡 망보의 게임에서 공산주의 선전의 상징물들은 서양의 소비 세계와 <스트리트파이터 II>와 같은 비디오 게임 속 정형화된 동양인의 이미지와 뒤섞인다.
1990년대 이후부터 작가들은 비디오 게임으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중국 출신 작가 팡 망보 또한 디지털 게임을 향한 새로운 예술적 현상에 집중한 선구자들 중 한 명이다. <대장정: 재시작>은 16비트 시대의 2차원 평면 비디오 게임과 미학적으로 유사하다. 팡 망보의 게임에서 공산주의 선전의 상징물들은 서양의 소비 세계와 <스트리트파이터 II>와 같은 비디오 게임 속 정형화된 동양인의 이미지와 뒤섞인다.
어두운 공간에 고정되어 있는 자전거 설치 작품 <읽을 수 있는 도시>에서 관객은 맨해튼, 암스테르담, 카를스루에 거리를 달린다. 각기 다른 도시의 3차원 거리 전경이 보이는 스크린 앞에 놓인 자전거를 타는 참여자가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도시의 전경은 길의 방향을 따라 컴퓨터로 생성된 3차원의 ‘문자’ 빌딩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러한 문자들은 그 장소만의 문학적,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글: 키아라 마치니)
Photo: courtesy of USC Game Innovation Lab
플레이어는 일인칭 시점에서 게임 속 3차원의 공간을 이동한다. 주변 환경은 플레이어가 어떻게 주어진 상황을 마주하며 탐험하고 알아가는지에 따라 지속적이고 미세한 방식으로 조정된다. 시청각적으로 <밤의 여정>은 빌 비올라의 다른 비디오 작업들과 유사하다. 이 작업에 참여한 그래픽 아티스트들은 비디오 이미지로 컴퓨터 그래픽 견본을 만들었고, 거칠고 희미한 비올라의 비디오 이미지 형상을 변형하였다. 이 게임은 모든 범주의 비디오 미학들을 활용하여 컴퓨터 그래픽을 상호작용의 형태로 만든다.
섹션 3. 해킹/테크놀로지의 변형
Photo: courtesy of Alan Kwan
2011년 11월부터 홍콩 출신 아티스트 알란 콴은 안경에 부착된 카메라를 이용하여 자신의 발걸음을 기록해 왔다. 그는 이러한 방식으로 녹화된 비디오를 매일 저녁 자신이 구상하고 프로그래밍한 비디오 게임 <베드 트립>에 올린다. 플레이어는 게임의 3D 환경 속에서 기억의 파편들로서 그 이미지들을 경험할 수 있고, 은유적으로 아티스트의 기억 속을 항해한다. <베드 트립>은 휴대용 디지털기기로 자신의 모든 일상을 기록하는 라이프로깅과 자가측정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Photo: courtesy of Alan Kwan
2011년 11월부터 홍콩 출신 아티스트 알란 콴은 안경에 부착된 카메라를 이용하여 자신의 발걸음을 기록해 왔다. 그는 이러한 방식으로 녹화된 비디오를 매일 저녁 자신이 구상하고 프로그래밍한 비디오 게임 <베드 트립>에 올린다. 플레이어는 게임의 3D 환경 속에서 기억의 파편들로서 그 이미지들을 경험할 수 있고, 은유적으로 아티스트의 기억 속을 항해한다. <베드 트립>은 휴대용 디지털기기로 자신의 모든 일상을 기록하는 라이프로깅과 자가측정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의 전 대통령 리처드 닉슨의 얼굴 영상이 담긴 두 대의 텔레비전에 자석 코일을 통해 전류를 보내면, 이로 인해 닉슨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백남준은 이러한 효과를 “TV 화면이 강력한 탈자기의 위치와 리듬에 의해 ‘방해 받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닉슨은 1960년 존 F. 케네디와의 대통령 선거 후보 TV 토론회에서 미디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낙선하였고, 백남준은 미디어의 영향력에 주목하여 닉슨의 얼굴이 나타나는 이 작품을 제작하였다.
섹션 4. 어반 플레이
Photo: courtesy of Marc Lee
인터렉티브 네트워크이자 텔레프레전스에 기반한 설치작품 <10,000개의 움직이는 도시들>은 세계화된 도시들을 주제로 다룬다. 관객은 데이터 고글을 이용해 가상현실 체계 안에서 세계의 어떤 도시든지 디지털 인터페이스로 선정할 수 있다. 최신 뉴스, 트윗, 이미지, 비디오, 혹은 소셜 네트워크에 올라온 정보 등 선정된 도시와 관련된 사용자 생성 콘텐츠는 실시간으로 검색되어 하나의 추상적 도시 환경을 배경으로 다수의 콜라주 영상이 표현된다.

Photo: courtesy of Jens M. Stober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1976년 동독과 서독의 다양한 경계 지역으로 이동한다. 플레이어는 동독 국경 경비 또는 동독 난민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독일 접경 지역 내부를 자세히 재현한 시나리오 속에서의 일인칭 슈팅 게임 형식으로 그 곳의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 이 게임에서 승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총을 쏘지 않는 것이다. 만일 국경 경비의 역할을 맡아 난민을 향해 총을 발사하면 플레이어는 법정에 선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재판에서 그들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1378 km>는 카를스루에 예술대학 게임 연구소 학생이 교육 목적의 예술 프로젝트로 제작했으며, 2010년 독일 통일의 날에 공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독일 신문인 BILD의 부정적인 리뷰로 파문을 일으켰다. 신문에서는 게임을 “혐오스럽다”고 묘사했고, 실제로 독일 접경에서 살해당한 희생자의 유가족들은 불쾌함을 드러내며 작가 옌스 스토버를 “대중적 혐오감 조장” 혐의로 고소하였다. 학생을 상대로 한 기소는 이후 취하되었으며, BILD에서 발행한 리뷰는 독일 언론 위원회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Photo: courtesy of Jens M. Stober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1976년 동독과 서독의 다양한 경계 지역으로 이동한다. 플레이어는 동독 국경 경비 또는 동독 난민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독일 접경 지역 내부를 자세히 재현한 시나리오 속에서의 일인칭 슈팅 게임 형식으로 그 곳의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 이 게임에서 승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총을 쏘지 않는 것이다. 만일 국경 경비의 역할을 맡아 난민을 향해 총을 발사하면 플레이어는 법정에 선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재판에서 그들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1378 km>는 카를스루에 예술대학 게임 연구소 학생이 교육 목적의 예술 프로젝트로 제작했으며, 2010년 독일 통일의 날에 공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독일 신문인 BILD의 부정적인 리뷰로 파문을 일으켰다. 신문에서는 게임을 “혐오스럽다”고 묘사했고, 실제로 독일 접경에서 살해당한 희생자의 유가족들은 불쾌함을 드러내며 작가 옌스 스토버를 “대중적 혐오감 조장” 혐의로 고소하였다. 학생을 상대로 한 기소는 이후 취하되었으며, BILD에서 발행한 리뷰는 독일 언론 위원회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Photo: courtesy of Lucas Pope
<페이퍼 플리즈>는 1980년대 냉전시대의 ‘아르스트로츠카’라는 허구 국가를 배경으로 한다. <페이퍼 플리즈>의 스토리는 국경검문소에서의 출입국 심사관의 직업적 삶에 초점을 두고 있다. 플레이어는 입국서류를 심사하고 여러 도구를 이용해 그 서류들이 유효한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이는 테러리스트, 수배 중인 범죄자, 밀수범 등 부적합한 개인의 입국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섹션 6. 게임과 앱
<스몰 피쉬>는 1999년 ZKM의 ‘Digital_Arts_Edition’ 시리즈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스몰 피쉬>는 ZKM 뮤직 앤 어쿠스틱 인스티튜트와 ZKM 시각 미디어 인스티튜트의 협력 하에 만들어졌으며 현재 아이폰, 아이팟터치, 아이패드에서도 상용화 되어있다. 각각의 요소들이 악보를 바꿔 음악에 영향을 끼치는데, 그 요소들은 추상적인 모양, 원, 점, 선, 또는 움직이는 형형색색의 패턴들로 다양하다. 플레이어는 15개의 다른 그래픽 악보 중 여러 부분을 재배치하여 즉각적으로 음악을 변형시킬 수 있다.
뉴 게임플레이(New Gamepl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