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영의 전시 《한 뙈기의 땅》은 미술관 1층 랜덤 액세스 홀에서 선보인다. 작가는 랜덤 액세스 홀의 바닥을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설치 구조물로 채워 넣는다. 장치된 바닥 위에 올라선 관객은 수직‧수평의 미세한 움직임을 느끼며 몸의 균형을 잡아갈 때 사용하지 않던 신체의 감각을 새롭게 체험할 수 있다. 그리고 관객이 움직이는 방향이 바닥의 움직이는 힘과 합해 균형을 이룰 때, 온전히 서 있을 수 있는 면적이 된다. 즉, 한 뙈기의 땅을 만들어낸다. 이 작품은 운동 에너지의 평형상태를 이루는 관계가 마치 하나의 생명과 같아서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향에서 지속적인 에너지를 투입하고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함을 보여준다.
작가소개
퍼블릭 아트 사진 제공
조호영은 사물(사람)간의 관계와 이를 지각하는 신체의 감각 작용을 이용하여 심리적, 물리적 거리의 균형을 탐구하고 이를 작품으로 선보인다. 일상의 물건들을 변형하고 이미 학습된 경험과 인지의 과정을 벗어나는 설치 환경을 만든 후 관객참여를 하나의 물리적 요소로 두고 상호작용이 가능한 관계를 만든다. 작가는 이러한 물리적 에너지의 평형상태를 이루는 다양한 관계들이 사회적 존재로서 개인이 관계를 맺는 과정과 같음을 말한다. 2017년 린츠 라움쉬프 갤러리에서 《사이 공간》을 시작으로 2018-2019년 제로원 데이, 2020년 아키타입서울, 2022년 성북예술창작터 등 전시에 참여하였다. 2018년 퍼블릭 아트 뉴히어로에 선정된 바 있으며 2022년 스페이스홤, 2020년과 2023년 탈영역우정국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3.0》
‘랜덤 액세스’라는 프로젝트의 명칭은 백남준이 자신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1963)에서 선보였던 동명의 작품에서 비롯하였다. 〈랜덤 액세스〉는 마그네틱 오디오테이프를 릴케이스 밖으로 꺼내 벽에 임의로 붙이고, 관객이 마그네틱 재생헤드로 자유롭게 테이프를 긁어서 소리를 만들어내는 작품이다. 백남준아트센터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랜덤 액세스〉에서 찾을 수 있는 즉흥성, 비결정성, 상호작용, 참여 등을 키워드 삼아 백남준의 예술을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한 전시를 선보여왔다. 2023년 새롭게 선정된 6명(팀)의 작가들과 함께 백남준아트센터는 미술관이 백남준의 실험 정신과 현대예술이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3.0》을 이어간다.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3.0 조호영: 한 뙈기의 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