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우리의 전시 《소리 넓히기》는 2층 전시장 안쪽 블랙박스에서 마주하게 된다. 원우리는 작곡을 위해 음(音)재료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모든 사람이 소리를 듣는 정도가 같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인공와우 사용자와 협업한〈와우〉연작을 시작하였다. 2019년 인공와우 사용자와 작곡가의 청감적 교류를 위한 공연 〈와우 로그〉, 소리 감정 연구를 담고 있는 〈와우 스텝〉, 그리고 소리 인지 확장을 위한 연구 〈와우 플로〉가 있다. 이번 전시는 인공와우 사용자의 청감 훈련 연구를 바탕으로 작곡한 음악을 재생하고 그 소리 데이터를 시각 데이터로 전환한 영상을 함께 선보인다. ‘소리 넓히기’는 난청인의 소리 인지 영역을 확장하도록 돕기 위해 작곡된 음악이다. 이 음악은 음의 높이, 크기, 길이와 같은 청감 재활에 필요한 요소들로 선율을 이루고, 복합음보다는 정현파의 음고와 음량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원우리는 인공와우 사용자와 나누었던 음악적 교류의 과정인 이 음악을 ‘소리 주머니’라는 스피커에 담아 전시장으로 가져온다.
작가소개
작곡가 원우리는 음악과 테크놀로지를 사용하여 인간과 기계의 경계에서 교류 방법을 탐구한다. 원우리는 인간 혹은 대상의 데이터를 음악에서의 최소 성분인 정현파에 대입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작곡의 영감을 얻으며, 이를 음악, 퍼포먼스, 시각적 설치를 융합한 작업으로 구현한다. 2019년부터는 인공와우 사용자의 기계적 청감을 연구하며 난청인과 건청인이 음악으로 교류하는 실험을 작업으로 선보이고 있다. 2019년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를 시작으로 2020년 위사 페스티벌(WeSA Festival), 2022년 국제컴퓨터음악컨퍼런스(ICMC)등 다수의 공연에 참여하였고, 2021년 스톡홀름 국립전자음악스튜디오(EMS)에 상주 작곡가로 선정되었다. 주요 전시로는 2019년 아트 콜라이더, 2020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2021년 인사미술공간, 2021-2022년 제로원 데이, 2023년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이 있다.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3.0》
‘랜덤 액세스’라는 프로젝트의 명칭은 백남준이 자신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1963)에서 선보였던 동명의 작품에서 비롯하였다. 〈랜덤 액세스〉는 마그네틱 오디오테이프를 릴케이스 밖으로 꺼내 벽에 임의로 붙이고, 관객이 마그네틱 재생헤드로 자유롭게 테이프를 긁어서 소리를 만들어내는 작품이다. 백남준아트센터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랜덤 액세스〉에서 찾을 수 있는 즉흥성, 비결정성, 상호작용, 참여 등을 키워드 삼아 백남준의 예술을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한 전시를 선보여왔다. 2023년 새롭게 선정된 6명(팀)의 작가들과 함께 백남준아트센터는 미술관이 백남준의 실험 정신과 현대예술이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3.0》을 이어간다.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3.0 원우리: 소리 넓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