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토모 요시히데+야수토모 아오야마, <위드아웃 레코드>, 2008
“x_sound”는 미지의(x) 소리, 소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몰아내는(ex-pel) 소리, 확장된 (ex-panded) 소리를 아우르기 위해 붙인 제목이다. 즉, 그것은 더 이상 단순한 소리로만 머물 수 없는 소리를 가리킨다.
1960년대 말, 소리가 창조하는 환경, 우연성, 나아가 정적(silence)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모색했던 존 케이지의 실험들은 그의 선(禪)사상과 함께 백남준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백남준은 케이지의 실험에 오마주를 바침과 동시에 소리의 실험을 공간(설치작품 전시)과 행동(‘액션 뮤직(action music)’)으로 번역하면서 확장시켜 나갔다. 그는 다양한 사물을 악기에 배치해서 소리를 물리적 공간 속에서 시각화할 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 구체적인 시점과 행동, 상황을 지시함으로써 ‘예측할 수 없는 요소가 개입할 것을 예측’하는 실험들을 진행했다.
존 케이지가 일으키고 백남준이 확장시킨 파장들은 우리 동시대 작가들의 사운드 설치에서 새로운 매체와 새로운 맥락,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감각과 만나 또 다른 공명을 일으키고 있다. 하룬 미르자(영국), 수잔 필립스(영국), 안리 살라(알바니아), 지문(스위스), 오토모 요시히데(일본), 이세옥, 김기철(이상 한국) 등의 사운드 설치 작품들은 단순히 전시 공간 속에 울려 퍼지는 소리가 아니라, 소리가 만들어내는 심리적이고 물리적인 긴장, 소리를 통해 형성된 환경, 소리가 역사와 정서를 뒤섞는 방식, 소리가 수학적 질서와 우연을 넘나드는 방식, 공간-소리-신체의 관계에 대한 예민한 탐색 등을 보여줄 것이다.
x_sound : 존 케이지와 백남준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