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페스티벌: ≪나우 점프≫
백남준아트센터의 개막을 알리는 백남준페스티벌의 제목은 이솝 우화에 나오는 문구를 인용하여 “(여기가 로도스 섬이다) 나우 점프!”이다. 여기서 로도스 섬은 유토피아, 이상향을 말한다. 그것은 죽은 후, 혹은 먼 미래의 장소가 아니라 현재
우리들 각자에게 주어져 있는 상황 속에서 한 발자국 점프하여 볼 수 있는 전반적 능력과 관련된다. 그것은 자신의 발이 놓여 있는 현 단계만의 매력과 가능성에 심취할 수 있는 능력에서 가능하다. «나우 점프»는 ‘스테이션’이라는 개념으로 구성되어 정지 상태와 움직이는 상태 또는 움직임을 예상하는 상태를 동시에 포괄한다.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에서 스테이션은 기차나 버스가 정기적으로 정차하는 장소다. 또한 스테이션은 방송국, 발전소, 연구 기관, 스튜디오, 지역 본부, 서식지, 그리고 사회적 지위나 자세로 확장하여 이해될 수 있다. 백남준 페스티벌은 5개의 스테이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 전시와 퍼포먼스는 스테이션 1,2,3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스테이션 1
백남준 및 그와 친분을 맺었던 친구들과 동료, 그리고 그와 연관 있는 여타 예술가들에 관한 기록과 작품들로 구성된다. 이 전시는 백남준을 비롯하여 조지 브레히트, 앨런 카프로 등 플럭서스 멤버들, 요셉 보이스와 존 케이지 등의 작품 및 그들의 관계에 대한 기록과 시대적 배경에 대한 스케치를 담아낸다.
스테이션 2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무후무한 전위적 퍼포먼스를 펼쳤던 백남준의 행위예술 이후 40여 년이 지난 오늘날의 퍼포먼스를 조망한다. 전시형태로 놓이는 퍼포먼스들은 시각예술과 공연의 미묘한 경계를 제시한다.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천국>을 비롯하여 페스티벌에 소개될 약 20여 개의 퍼포먼스 공연들은 각각 하나의 작품으로 무대를 떠나 전시 공간에 놓인다.
다양한 맥락의 작품들이 어우러지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고리역할을 한다. 인간의 삶과 자연 및 기술에서의 시간과 공간의 문제를 다루면서 백남준으로부터 시작한 여행의 여정을 그려내며, 미래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는다. 이 전시에는 생태도시 건축 설계에 평생을 바쳐온 파올로 솔레리의 프로젝트 스케치 및 조형물이 전시되며 그와 더불어 한국 건축가 조민석의 프로젝트, 빅 판 더르 폴과 헤르빅 바이저 등 해외 작가들과 잭슨 홍, 사사 등 국내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공존하며 도시와 자연, 그리고 인간의 관계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드러낸다.
스테이션 3
스테이션 3은 이미 시작된 여정이다. 백남준아트센터 건물에 주로 전시되는 스테이션 1, 2와 달리 스테이션 3은 새로운 개별 갤러리 공간과 기존 신갈 고등학교 체육관에 작품을 배치한다. 건물이 지닌 특성은 전시의 분위기와 어조의 변화를 만든다. 작품이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일어나기 전에 존재하는 것이라면, 스테이션 3에서는 개인적이고 내적인 것에서부터 도시 공간을 연상시키는 위풍당당하고 통제된 것까지 다양한 대화가 일어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시의 실행적인 측면은 명백한 환원적인 정의 및 제한으로부터 탈주선을 만들어 내는 창의적인 힘을 보여준다.
스테이션 4
스테이션 4는 예술의 사회적 공명을 꾀하기 위한 담론의 세계이다. 백남준 예술과 이후 예술의 파장이 가져온 맥락의 변화, 새로운 지형, 그리고 미지와 여백을 생각하는 세계이다. 주로 워크숍, 국제 심포지움, 저널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하나하나는 백남준아트센터가 나아갈 방향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스테이션 5
사운드(음악)와 퍼포먼스를 결합시킨 포괄적인 미디어 아트의 영역에서, 주목할 만한 창조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젊은 예술가 개인 혹은 그룹을 발굴하여 2009년 백남준 아트센터 예술상을 수여하고 전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