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의 1963년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은 음악과 미술을 융합하면서 미디어의 의미를 크게 확장시킨 전시였다. 이 역사적 전시를 VR 앱을 통해 관람하고, 기술과 예술에 대해 관점과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기획한 ≪함께 만드는 음악의 전시≫는 창제작자와 매개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람객이 함께 경험을 만들어 나가는 전시이다. 이 공간에서의 경험은 온라인으로도 연결되어 백남준의 ‘미디어’ 아트가 오늘의 가상현실 시대에 주는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도록 한다.
또한 ≪함께 만드는 음악의 전시≫는 네 팀의 창작자, 연구자를 초청하여 백남준 초기작의 VR 경험과 연결하여 예술적, 문화적, 사회적 의견을 각자의 고유한 방식으로 제안하도록 하는 전시이기도 하다. 안무가 노경애의 <보다. 닿다. 있다.>(2022), 미디어 작가 그룹 무진형제의 <궤적(櫃迹) – 기술된 선인(善人)들>(2022), 사운드아티스트 박승순의 <가상 음악 전시회 (초안)>(2022), 그리고 연구자 허대찬의 <웨이포인트: 부퍼탈, 과천, 용인 그리고>(2022)로 구성된다. 네 편의 영상은 5월 10일에 공개되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워크숍도 5월 13일부터 진행된다.
작가소개
노경애
안무가, 연구자, 예술 교육가다. 네덜란드 아르테즈 예술대학교(ArtEZ University of the Arts)에서 안무를 전공하였고, 2016년까지 벨기에 콜렉티브 그룹 카브라(CABRA)로 활동했다. 기호, 듣기, 결합과 배치와 같은 단순한 것들을 질문하며 작업한다. 그리고 이 질문들을 예술적 방식으로 사유하며 고유한 안무와 리서치 방법론을 실험해오고 있다. 주로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전시와 연구 프로젝트로 작업의 형식을 확장하며 작업의 방법론과 관점을 관람객과 공유한다. 옵/신 페스티벌, 아트선재센터,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백남준아트센터, 삼성미술관 리움, 페스티벌 봄에서 전시하였다.
무진형제
정무진, 정효영, 정영돈 세 명으로 구성된 미디어 작가 그룹이다. 주변의 이야기로부터 낯설고 기이한 감각과 이미지를 포착하거나 동시대 사회적, 기술적 담론을 기반으로 우리 삶의 지형을 탐색하는 작업을 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동시대의 다양한 담론으로부터 발견한 사유의 조각들을 예술적으로 재구성해 의미를 포착한다. 동시대 타임라인 속에 갇힌 복잡한 시대상을 좀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며 사유한다. 이를 위해 현재의 공간과 사건들을 신화나 고전 작품의 이미지, 언어 등과 중첩시킨 뒤, 이를 다양한 시대의 기술매체 속에서 제시한다.
박승순
전자음악가 및 뉴미디어 아티스트로, 음악과 사운드를 다양한 기술 또는 매체에 투영하는 작업과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2021년 국제 컴퓨터 음악학회(ICMC)에서 “혼합 풍경: 혼합 현실에서 청각적 대응을 위한 프레임워크 및 아트웍 개발”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현실-인공-가상의 스펙트럼에 따라 변용 가능한 소리풍경(soundscape)의 예술적 활용에 관한 예술, 기술, 산업 간 융합 연구 및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 AI 음악기술 기업 뉴튠(주) 사내이사 및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예술경영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허대찬
예술학과 디자인학을 전공하고, 기술과 미디어 기반의 문화예술 영역 전반에서 연구와 기획을 한다. 특히 기술과 미디어로 조성된 오늘날의 환경과 그 안에서의 현상 및 인간 활동에 관심을 둔다. 현재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AliceOn)의 편집장, 한국디자인사학회 학술이사, 제주창의예술교육랩의 과학기술랩 파트장으로 활동한다. 미디어아트와 디자인 등의 분야에서 기술문화와 관련된 연구를 기반으로 전시, 교육 및 다양한 연계 프로젝트를 기획,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