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는 ‘2021 문화기술 전람회’에 특별 초대전으로 ≪공상과학예술가, 백남준≫을 선보인다. 코로나19 이후 과거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본 화상통화나 화상회의로 사람들을 만나거나 일을 하는 삶이 일상이 된 것처럼 우리는 미래의 삶을 더욱 빨리 경험하고 있다. 백남준의 예술세계에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미래를 상상하는 ‘공상과학’ 그리고 ‘텔레-비전=멀리보다’가 있다.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로 잘 알려진 백남준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탐독하고 과학자, 음악가, 철학자와 같은 전문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디지털 시대를 예견했다. 그에게 예술장르의 구분은 무의미했으며 이러한 사상을 뒷받침할만한 혁신적인 작품들을 남겼다.
이번 전시 ≪공상과학예술가, 백남준≫에서는 백남준의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 중에서도 ‘로봇’들을 소개한다. 또한 영상자료들을 통해 백남준의 예술에 의한 과학기술의 변화를 들여다 본다. 우리는 로봇 작품에서 조형적 아름다움을 표현한 미술가, 예술가로서의 백남준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TV 모니터, TV 케이스, 라디오, 직접 개발한 장치 혹은 비디오는 1960년대부터 전자공학이나 물리학을 공부한 그의 과학자적인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동시에 그가 우리 일상과 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주는 TV라는 매체로 예술적 실험을 하고 과학자, 기술자들과 깊게 조우하였음을 증명한다. 한편, “예술가의 역할은 미래를 사유하는 것”이라고 말한 백남준은 1980년대에는 위성 기술을 이용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기획하였고 이후 레이저 기술 영역까지 확장해 나가며 세계적으로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백남준은 “창조성은 기업가, 예술가, 연구자, 엔지니어 등 직업에 따라 다양하게 발휘될 수 있다”고 하였다. 앞으로도 뛰어난 상상력을 원동력으로 예술과 과학기술을 섭렵하고 융합한 ‘공상과학예술가 백남준’의 행보와 같은 다양한 연구와 모험의 물결이 일어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