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백남준 13주기를 맞이하며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서진석
2008년에 건립된 백남준아트센터는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이라는 모토로 지금까지 백남준의 작업세계를 연구하며 그의 예술적 이상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백남준 선생님이 우리 곁을 떠나신지 올해로 열세 번째 해가 되었습니다.
백남준아트센터는 백남준 선생님의 적자로서 그의 예술적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우리가 풀 수 없는 해는 없다. 다만 지금 못 풀뿐이다.” 19세기 기술혁명 시대에 한 서구 과학자의 희망어린 선언은 한 세기가 지난 후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인간은 더 이상 우주의 중심이 아님을, 자연과 기술은 인간의 의지에 의해 움직여지지 않음을, 우리는 이미 깨달았습니다. 자연 환경의 파괴, 기술 환경에 의한 인간성 상실 등, 21세기는 에코놀로지와 테크놀러지의 상보적 융합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한 시대입니다.
백남준 작가는 자연과 기술 간의 조화와 융합을 끊임없이 실천했고 이를 통해 우리가 나아갈 희망의 미래를 제시하였습니다. 그에게 인간, 기계, 자연은 상호보완의 생태적 유기체이며 하나의 가이아(Gaia)였습니다.
백남준 선생님이 우리에게 전해준 예술적 이상을 다시금 소중히 여기며 그가 예시했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백남준아트센터는 더욱 더 노력을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남겨진 백남준의 물리적 유산은 더 이상 확장 되지는 않지만 그의 정신적 유산은 영원히 확장되며 우리의 미래와 함께할 것입니다. 백남준 선생님의 13번째 기일을 맞이하여 그를 기리며 추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