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샬로트로니크>는 백남준의 예술적 파트너이자 뉴욕 아방가르드 페스티벌 기획자인 샬럿 무어먼의 예술 세계에서 출발하였다. 공연자로서, 기획자로서, 무어먼이 추구했던 예술은 1960년대 당시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음악, 고급문화, 그리고 성에 대한 선입견과 위선을 폭로하는 파격과 전복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 무어먼에게 예술은 사람들에게 닿고, 사람들을 연결시키는 수단으로서 연대와 사랑을 담고 있다. 공연 <오페라 샬로트로니크>는 상반되지만 강렬하게 닿아있는 이 두 가지 세계를 바탕으로 하며, 무어먼이 자신의 삶에 대해 선언했던 “넘치는 열정, 넘치는 섹스, 넘치는 아름다움”을 주요 키워드로 삼는다.
이 공연은 영화, 공연, 드라마를 종횡하며 무대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이는 배우 황석정이 연주자로 등장하는 1인극이다. 배우 황석정은 첼로를 직접 연주하며 1960년대 아방가르드 음악을 관객들과 함께 실험하고, <오페라 섹스트로니크>, <TV 브라>, <TV 첼로> 등에서 나타난 무어먼의 창조력과 독특한 개성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이를 통해 무어먼이 실현하고자 했던 개방성, 포괄성, 그리고 연결성을 지금 시대에 공명하는 형태와 즐거움으로 탐색해보고자 한다.
혼돈과 경계선적 상태(chaotic and liminal)은 무어먼의 예술 세계를 묘사하는 가장 적합한 단어들이다. <오페라 샬로트로니크> 역시 깔끔하게 분류되거나 규정될 수 있는 대상이 아닌 멈추지 않고 변화하고 변신하는 과정으로서의 주체에 주목하고, 고정된 질서를 깨는 새로운 창조적 경험을 목표로 한다.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공연은 무어먼의 방과 정원 연상시키는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이 공간을 채우고 있는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은 백남준과 무어먼이 당시 최신 테크놀로지였던 TV를 활용한 창작활동을 펼쳤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두 사람에게 그러했듯이, 영상과 테크놀로지는 지금 우리 일상의 일부이며, 연주자 황석정과 무어먼, 연주자와 관객, 관객과 무어먼을 연결하는 매개가 되어준다. 관객은 연주자와 함께 자신만의 방식으로 악보를 수행하고, 공동 창작자로서 퍼포먼스의 일부가 되면서 자신만의 예술을 발견하고 경험하게 될 것이다.
황석정
공동창작·출연
서울대학교 국악과/한국종합예술종합학교 졸업
2015년 MBC 연기대상 여자베스트 조연상
MBC 방송연예대상 여자 우수상
2019년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여자우수연기상(영화부문)
드라마
KBS <징크스의 연인>
tvN <고스트 닥터>
SBS <날아라개천용>
채널A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들>
MBC <나쁜 형사>
SBS <미스 마>, <친애하는 판사님> 등
영화
<화로동선>, <이공삼칠>, <큰엄마의 미친봉고>, <그것만이내세상>, <그대 이름은 장미>, <살인자의 기억법>, <서울역>, <황해> 등
공연
<천변카바레>, <애니>, <일리아드>, <메노포즈>, <베르나르다알바>, <멍>, <천변살롱>, <페스트> 등
이인수
공동창작·연출
이야기의 힘, 평등과 공유의 창작 과정을 찾아가는 연출가
이인수는 무대 위 언어의 힘을 믿는다. 데뷔작 <필로우맨>에서 <테라피>와 <이것은 실존과 생존과 이기에 대한 이야기>까지 언어가 가진 상상력과 창조력을 극대화하는 연극적 형식을 탐구한다. 그 과정에서 참여하는 스태프와 배우 모두가 창조적으로 참여하고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내놓을 수 있고, 연극하는 즐거움이 끊이지 않는 창작 환경의 제공자가 되고자 한다.
대표작으로 <필로우맨>(2015), <두 개의 방>(2016), <우리는 처음 만났거나 너무 오래 알았다>(2018), <체르노빌의 목소리>쇼케이스(2019), <이것은 실존과 생존과 이기에 대한 이야기>(2020, 2021, 2022), <테라피>(2019, 2020), <ANAK>(2021, 2022) 등이 있다.
극단 햇
극단 햇은 공동창작을 지향하는 연극단체이다. “햇-”은 “그해에 새로 난”, “얼마 되지 않은” 이라는 뜻을 단어에 더하는 접두사다. 가을에 수확하는 햇과일이 그해의 열매이자 씨앗이듯, 극단 햇의 창작은 시대의 변화를 포착하며 열매를 맺고 삶을 영속할 수 있는 또 다른 시작을 품고자 한다. 극단 햇은 축적된 역량을 가지고, 새로운 결실이 될 이야기들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