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Capturing the Details of the Moon and the Beauty Of Earth, April 6, 2026(Pia number art002e021110)
《달들》 전시의 서막을 여는 오프닝 퍼포먼스는 김바울과 Kyna의 협업작 〈삭, 망 02- deathofDavid〉이다. 제목인 ‘삭(朔)’과 ‘망(望)’은 달의 공전주기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이다. ‘삭’은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위치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시기로, 하나의 주기가 끝나고 새로운 시작이 발아하는 순간이다. 반면 ‘망’은 태양-지구-달이 일렬로 정렬하며 보름달로 온전히 드러나는 시기로, 최대의 가시성과 충만함을 획득하는 정점이다. 두 작가는 이처럼 지구 및 태양과의 상대적 관계 안에서 변화하는 달의 순간성을 포착하고, 이를 사운드와 미디어, 그리고 관객과의 상호작용이 폭발하는 일시적인 퍼포먼스의 형태로 치환한다.특히 삭과 망의 여정 속에서 예측 불가능하게 나타나는 일식과 월식의 순간은,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이상화되고 선형적인 시간에 해체적 경험을 선사한다. 퍼포먼스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이 만들어내는 달의 그림자를 전시장 내 관람객들의 그림자와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천체의 변화와 인간의 움직임이 맞물리는 이 시각적 변주는 관객의 무의식적 감각을 자극하며, 달과 지구, 행성과 인간, 질서와 충돌이 교차하는 우주의 어떤 임계점을 은유한다.두 작가는 시각적으로 서구 미학의 근원적 아름다움이자 이상화된 신체인 ‘다비드상’을 해체하고, 청각적으로는 가공되지 않은 노이즈 기반의 사운드를 병치하며 관객에게 완전히 새로운 감각의 경로를 열어준다. 이들의 시선은 명암의 이분법적 체계를 넘어, 달이 속한 우주의 무한한 가능성을 바라보게 한다. 다가오는 7월 16일, 전시의 시작과 함께 단 한 번 존재했다가 소멸할 이 퍼포먼스는, 우주를 은유하는 미술관이라는 공간 안에서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하는 달의 존재론적 맥락을 가장 직관적으로 제안한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 기획과 깊게 공명한다.
삭, 망 02- deathofDav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