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의 작품에서 별과 행성, 위성과 텔레비전은 단순한 소재에 머물지 않는다. 서로 멀리 떨어진 존재들을 연결하고, 시간과 공간의 질서를 새롭게 구성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를 감각하게 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번 강연에서는 이러한 특징을 『주역』의 괘와 음양, 변화와 순환의 사유를 비롯한 동양철학의 관점과 함께 검토한다.
이는 백남준의 작품을 특정한 철학 개념의 직접적인 표현으로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언어와 이미지, 사물과 신호, 인간의 행위가 서로 관계를 맺으며 의미를 생성하는 방식을 따라가면서, 그의 예술과 동양적 사유 사이에서 발견되는 구조적 공명에 주목한다. 이를 통해 백남준의 작업을 기술적 실험이나 미디어 조형을 넘어, 변화하는 세계를 읽고 서로 다른 존재들을 연결하는 하나의 사유 방식으로 이해해 본다.
강연자 소개

이향준 Lee, Hyang-Joon
전남대학교 철학연구교육센터 학술연구교수다. 전남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철학을 전공하고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유학을 중심으로 동양철학과 인지과학의 접점을 탐구하며, 전통 철학의 개념과 사유 방식을 오늘날의 언어와 경험 속에서 새롭게 해석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조선의 유학자들, 켄타우로스를 상상하며 리와 기를 논하다』, 『인지유학의 첫걸음』 등이 있으며, 『주자대전』을 공동 번역했다.
스페셜 렉처
솟아나는 한 언제나 봄—백남준 작품의 동양적 사유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