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과 기술의 결합으로 시공간을 초월한 만남을 꿈꾸었던 20세기 백남준의 위성 예술 이후,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두 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와 피나코테카 상파울루가 '백남준의 유산'을 주제로 포럼을 연다. 2026년 11월, 두 미술관에서 공동 개최하는 전시에 앞서 지역의 특수성과 초지역적인 접속을 이야기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대화의 장이다. 2025년 4월 피나코테카 미술관에서의 포럼에 이은 두 번째 포럼이다.
1부에서는 브라질과 한국의 물리적 거리와 경계를 넘어선 초문화적 장면들을 언어, 음악, 방송으로 조명한다. 서로 다른 문화가 접속하고 새롭게 생성되는 경로에서 언어의 힘, 방송과 음악의 확산성, 그리고 전지구적인 흥을 공동의 언어로 제시한다. 2부에서는 1980년대 한국과 브라질을 포함해 전 세계에 송출된 백남준의 위성 예술에 대한 지역의 반응, 그의 유산과 접점을 형성하는 오늘날 브라질의 현대미술을 이야기한다. 테크놀러지의 사용과 미디어 실험, 도시와 도시의 접속이 예술 실천으로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본다.
발표자
임두빈
브라질 상파울루주립대학교(Unesp)에서 응용언어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포르투갈어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학생들에게 포르투갈어와 포르투갈어권 지역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올해부터 한국 포르투갈-브라질 학회 회장직과 한국연구재단 등재학술지(KCI) ‘이베로아메리카’학술지의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다. 주된 연구 관심사는 브라질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현실을 구성하고 인지하는 개별적인 방식과 생각의 문법을 ‘건설적 편집증’을 가지고 기록하고 분석하는 데 있다. 가장 최근에 논문 「브라질 공공 문화정책의 역사적 발전과 과제」(2024)을 발표했고, 호베르뚜 다 마따의 『O que faz o brasil, Brasil?』(Rocco, 1986)을 2015년에 한국어로 번역, 『브라질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출간한 바 있다.
나희경
나희경은 보사노바와 브라질 음악을 한국에 소개하는 대표적인 음악가로, 한국과 브라질의 음악적 교류에 기여해 온 아티스트이다. 2010년 데뷔 이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Ivan Lins, Roberto Menescal, Leila Pinheiro, Celso Fonseca, Jaques Morelenbaum 등 브라질의 저명한 뮤지션들과 활발한 협업을 통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확장해왔다. 이러한 활동으로 브라질 현지 보사노바 씬에서도 인정받는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다. 2011년 브라질 최고의 연주자들이 참여한 정규 1집 'Heena'를 시작으로, 정규 2집과 정규 3집 모두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 크로스오버 음반 부문에 연속 노미네이트되며 그녀의 지속적인 탐구와 음악적 성취를 인정받았다. 현재는 브라질과 한국을 오가며 브라질 음악의 다양한 리듬과 정서를 한국 청중에게 소개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2024년에는 6년 만에 보사노바 1세대 Roberto Menescal과 듀엣으로 녹음한 정규 5집 앨범 'BOSSA'를 발표하고 한국인 최초로 Blue Note Rio 무대에 서기도 했다. 그녀의 음악은 브라질 음악의 본질적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적 감성을 녹여내는 독특한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문화적 경계를 넘어 음악이 가진 보편적 언어로서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태웅
KBS 프로듀서. 스포츠 중계로 시작하여 스포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과 스포츠 다큐멘터리를 거쳐 결국에는 '일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사람이 되었다. 연출작으로는 〈공간과 압박〉(2012), 〈88/18〉(2018) 등이 있으며, 2019년부터 〈KBS 아카이브 프로젝트 모던코리아〉 시리즈를 연출하고 있다.
손부경
손부경은 홍익대학교 예술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한 뒤, 빙햄턴 뉴욕주립대 미술사학과에서 백남준과 한국 미디어 아트의 길항적 관계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디어 비평용어21』, 『포스트프로덕션』 등의 번역에 참여했고, 최근 연구로는 「빙햄턴 편지: 백남준의 실험텔레비전센터(ETC) 활동에 관한 연구」(2023), 「Always Already Intertwined: Elemental Media in Park Hyun-ki’s Video Sculpture」(2023), 「1980년대 한국사회의 백남준 수용에서 나타나는 대립」(2024)과 같은 논문이 있다. 미술사 연구자로서 주로 테크놀로지와 미디어 환경의 문제를 바탕으로 전후 미술의 전개과정과 작동방식을 분석하는 데 주목한다.
안나 마리아 마이아
안나 마리아 마이아(Ana Maria Maia)는 현대 및 근대미술 분야의 연구자로 2019년부터 상파울루 피나코테카(Pinacoteca de São Paulo) 수석 큐레이터로 재직 중이다. 상파울루 대학교(University of São Paulo)에서 미술 이론, 역사, 비평 전공으로 박사 학위(2018)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플라비우 지 카르발류(Flávio de Carvalho)』(Azougue, 2014)와 『미디어로서의 예술: 브라질 대중매체 개입 사례(Arte-veículo: intervenções na mídia de massa brasileira)』(Circuito e Aplicação, 2015)가 있으며, 후자는 브라질 문화부로부터 비평 창작 장려금(Critical Production Stimulus Grant)을 수상했다.
안나 파울라 로페즈
안나 파울라 로페즈(Ana Paula Lopes de Assis)는 화이트 큐브(White Cube), 멘데스 우드 DM(Mendes Wood DM), 자클린 마르틴스(Jaqueline Martins) 갤러리에서 근무했으며, 멕시코의 《레비스타 테레모토(Revista Terremoto)》와 토미 오타케 연구소(Instituto Tomie Ohtake)의 디지털 간행물 《Experiências Negras》에 글을 기고했다. 현재 상파울루 주립 피나코테카(Pinacoteca do Estado de São Paulo)에서 큐레토리얼 어시스턴트로 일하며 상파울루의 산타 마르셀리나 대학교(Santa Marcelina College) 시각예술학과에서 강의한다. 안나 파울라의 연구는 지리학자 밀통 산투스(Milton Santos)의 이론과 1970~1980년대 라틴아메리카 전시사를 바탕으로, 큐레이션 실천에서의 지정학적 공간에 초점을 맞춘다.
비아리츠
비아리츠(biarritzzz, 1994년 포르탈레자 출생, 헤시피 거주 및 활동)는 언어, 코드, 미디어를 탐구하는 아티스트이다. '마법'과 '저해상도'가 현실들 사이의 우주론적 충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대항 서사라고 믿는다.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MAM Rio), 내일의 박물관(Museu do Amanhã), 쿤스트할 트론헤임(Kunsthall Trondheim), 델피나 파운데이션(Delfina Foundation), A.I.R 갤러리, 상파울루 문화센터(Centro Cultural São Paulo), 더 롱 비엔날레(The Wrong Biennale), FILE, 더 셰드 뉴욕(The Shed NY) 등에서 전시에 참여한 바 있다. 비아리츠의 작품은 상파울루 미술관(MASP), 뉴뮤지엄의 라이조움 아트베이스(Rhizome Artbase), 카디스트(KADIST Foundation), 브라질 국립공화국박물관(Museu Nacional da República), 모레이라 살리스 연구소(Instituto Moreira Salles) 등에 소장되었다. 2023년과 2024년 피파상(Prêmio PIPA) 후보에 올랐다.
*이 포럼은 현대자동차 아트 파트너십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의 일환으로, 백남준아트센터와 상파울루 피나코테카가 공동 주최합니다.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는 국내외 예술 기관들의 상호 협력을 통해 공동 전시를 선보이는 신규 프로젝트로, 전 세계 여러 지역의 예술 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초지역적 주제에 대해 함께 살펴보며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백남준의 유산: 비디오아트와 초문화적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