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곡실격’은 가곡(歌曲)이라는 특정 음악 장르를 은유하는 일련의 공연 작업입니다. <가곡실격 : 방>에서는 가곡의 존재 목적을 감상 방식과 소리의 배치, 그리고 듣는 이와의 관계성으로 보여줍니다.
가곡이 지닌 미적 가치는 대체로 현 사회를 관통하는 미적 가치에 반(反)합니다. 보편적 가치판단 기준에서 벗어난 가곡의 아름다움이 설득력을 가질 때, 사회적으로 통용되어 때로 절대적이라고 믿고 있는 미(美)의 일부가 깨어짐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박민희는 이 설득을 가능케 하기 위하여 다수를 위한 극장 대신 관객 개개인의 사적인 상상력과 경험을 확장시킬 수 있는 1인 극장을 구성하였습니다. 주어진 공간 안에서 직접적인 경험을 통한 ‘사적인 듣기’와 ‘집중된 듣기’를 수행함으로써 가곡의 소리와 형식에 집중하며, 개인의 고유한 감상을 이끌어내고 내밀한 소리의 작용에 대하여 생각해봅니다.
작가소개
박민희
박민희는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로 가곡과 가사, 그리고 시조를 노래한다. 이 노래들로 한 지역(서울, 경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오며 처해온 상황을 빌어 현재를 바라보고, 이를 공연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 가곡(歌曲)은 한국 고유의 정형시를 노래하는 성악곡으로 그 원형에 대한 연원은 고려시대로 소급한다. 19세기 풍류방을 대표하는 성악 장르로 성행했다. 많은 노래가 서로 연결되는 일종의 노래모음으로, 모음으로 구성된 ‘가곡 한바탕’과 각 단일 곡들은 일정한 음악적 규칙에 의한 형식을 가진다. ‘형식미’라는 말이 가곡의 대표적 설명으로 사용될 만큼 구조적인 형식이 특징인 성악곡이다.
가곡실격 :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