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실험≫은 미술관에 존재하는 다양한 관점을 수집하고, 전환 또는 교환하는 과정을 통해 백남준아트센터가 서로 다른 시각이 모이고 공유되는 광장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 탐색하는 실험이다. 그 중 #전환은 공동체를 위한 <탈(脫)학습 워크숍>이다. 탈학습(unlearning)은 지금까지 습득하거나 만들어온 기존의 생각과 태도에 대해 질문하는 것으로, 이로부터 다시-배울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화와 참여형 퍼포먼스, 협업 프로젝트로 구성된 워크숍은 작가이자 교육자인 최태윤이 기획·진행한다. 예술가, 교육자, 큐레이터, 그리고 탈학습에 관심 있는 이들과 함께 미술(관)을 중심으로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생각, 개념, 가치관의 경계를 발견하고 이에 대해 질문하며, 학습에 대해 각자가 가진 방식으로 함께 나누어보는 시간이다. 이번 워크숍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지향하며 문자통역도 지원된다.
#기획자노트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학습해왔을까? 어떤 정보가 표준이 되며, 가치 판단의 기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탈학습 워크숍을 통해 질문해보고자 한다. 학습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가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을 포함한다. 탈학습은 잘못된 것을 되돌리는 것에서 나아가 우리가 학습하는 방식을 인지하는 것이며 우리의 부족한 점을 포용하고, 우리의 무능력과 한계에 공감하는 것을 일컫는다. 학습과 탈학습 사이를 반복하는 과정은 아주 더디고, 미흡할 수 있으며, 그래서 좌절하기 쉽다. 하지만 학습과 탈학습을 통한 이번 워크숍에서 우리는 온전한 본연의 모습과 자신에 대한 신뢰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함께 학습할 동료를 발견하고, 배움의 공유지를 만들 수 있다.
(탈)학습해 볼 아래 범주들에 대해 생각해보자.
미술관 – 삶
예술가 – 관객
학교 – 직장
교사 – 학생
전문가 – 아마추어
참여 – 직접적인 행동
관찰 – 창조
공모 – 저항
유연성 – 가소성
공(公) – 사(私)
흔히 극과 극이라고 여겨지는 것 사이에는 의외로 공통점이 많다. 이분법(적 시각)은 서로를 구분 짓고 구별하기 위한 구조를 만들고, 이름을 붙여가며 인위적인 경계를 만든다. 이런 시각에서 탈학습해보자. 이분법 사이의 차이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공통점을 살펴보자.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고결하고 윤리적인 태도를 조금 다른 ‘대화의 기술’로 보존해 볼 수 있을까?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생각, 개념, 정의, 가치관의 경계를 인식할 수 있을까? 그 경계를 그리는 일이 현실을 바꾸는 변화의 힘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불편한 감각을 증폭시키는 눈치없는 마이크가 되는 건 아닐까? 이러한 불편함과 마주해보자. 탈학습은 하나가 둘이 되어 나눠지는 감각에 익숙해지는 것이고, 학습은 둘이 하나가 되어 합쳐지는 감각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이틀간의 집중 참여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자신의 학습 과정을 되돌아보고, 근본적인 믿음에 관한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한다. 탈학습 워크샵은 최태윤 작가가 설립한 ‘스쿨 포 포에틱 컴퓨테이션’의 교육철학과 그가 뉴욕대학교에서 강의한 “예술로서의 교육”을 토대로 기획되었다. 예술가, 디자이너, 작가, 교육자, 큐레이터 및 언러닝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농인을 위한 문자통역을 비롯, 누구나 참여 가능한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작가소개
최태윤은 뉴욕과 서울을 기점으로 활동하는 예술가이자 교육자, 활동가로 주로 퍼포먼스, 전자장치, 드로잉, 설치를 넘나들며 스토리텔링에 기반하는 사회 참여적 작업을 한다. 『Urban Programming 101』, 『Anti-Manifesto』를 포함한 아티스트 북을 출간했으며, 아이빔 아트 앤 테크놀로지센터(Eyebeam Art and Technology Center), 로어 맨해튼 문화위원회(Lower Manhattan Cultural Council’s Workspace) 외 다수의 레지던시와 연구에 참여했다. ‘스쿨 포 포에틱 컴퓨테이션(School for Poetic Computation)’의 공동 설립자로 지속적으로 운영과 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2016년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에서 작가이자 기획자로 참여한 <불확실한 학교>를 비롯하여 다양한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탈학습’하고, 예술과 기술을 통해 접근성과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