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6매, ISBN 978-89-962263-5-2)
백남준, 완전범죄와텔레–토피아제국의구성
이영철 (백남준아트센터관장)
서울대학교 미학과 석사를 마치고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현대미술사 박사 과정을 중퇴. 현 백남준 아트센터 초대 관장. 현 계원디자인예술대학 교수다. 1997년 광주비엔날레와 2000년 부산비엔날레 예술감독을 역임하였으며, 제1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창립 및 총감독, 백남준 국제아트페스티벌 총감독을 역임했다. 저서로 평론집 『상황과 인식』, 『현대미술과 문화정치학 총서』 등이 있다.
『백남준의 선물 2』는 “고르디아스의 매듭 다시 묶기”라는 주제로 2009년 9월 3일, 4일 이틀 동안 백남준 아트센터에서 개최한 세미나의 발표와 토론을 보완하여 엮어진 책이다. 이 세미나는 백남준의 사유와 예술 행위를 관통하는 ‘혼성성’의 개념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해 보는 자리였다. 철학, 현대물리학, 정치학, 인류학, 역사학, 미디어학, 큐레이팅, 미술사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접근하여 이질적인 영역들과 적극적으로 접속하고, 새로운 앗상블라주를 만들어 가는 논의 자체에 초점을 두었다. 이처럼 특성과 질감이 다른 끈들을 이어가는 과정 속에서 백남준을 재독(再讀)하려는 노력은 우리 자신을 질적인 다양체로 인도하리라는 믿음 속에서 자유롭게 자신을 풀어놓는 일과 같다.
백남준은 19세기부터 시작된 열역학 제2법칙, 즉 엔트로피의 위협에 시달리던 인간 종(種)에게 카오스에 마음을 허락하는 예술을 권유했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우리는 미래의 길이 직선이 아니라 계속해서 방향을 바꾸는 곡선이라는 것을 떠올리지 못한다. 지그재그의 곡선은 끝없이 카오스의 파형을 그리면서 변화하는 시간의 이미지들을 낳는다. 1950년대 말, 레이더 및 TV와 씨름하던 칼 오토 괴츠(Karl Otto Götz)가 “통제 불능이다!”라고 카오스 문제에서 패배를 선언하자, 백남준은 그 통제 불능의 카오스에서 자신의 예술의 시작점을 찾았다. 물론 백남준이 창조한 것은 카오스 자체가 아니라 재편된 카오스, 구성된 카오스를 담는 새로운 영역이었다.
‘사적인(private)’ 사상가로서 백남준은 이러한 영역에서 ‘텔레–토피아 제국(Tele-topia Empire)’을 구성하여 ‘불가능한 유토피아의 판타지’에 이끌려왔던 20세기 예술과 사상의 ‘이후’를 실천했다. 1974년, 프랑스의 인터뷰어 이르멜린 리비어와의 대화에서 백남준은 이렇게 말했다.
“마르셀 뒤샹은 이미 비디오 아트를 제외하곤 모든 것을 다 이뤄 놓았습니다. 그는 입구는 커다랗게 만들어 놓고, 출구는 아주 작게 만들어 놓았지요. 그 조그마한 출구가 바로 비디오 아트입니다. 그리로 나가면 우리는 마르셀 뒤샹의 영향권 밖으로 나가는 셈입니다.”…
발제자소개
2009년 9월 3일
박정진
· 백남준과예술인류학적비전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겸임교수로, 인문, 사회, 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불교인류학』, 『종교인류학』을 출간했으며, 『마고』를 근간할 예정이다.
정헌이
· 뒤샹과백남준
한성대학교 회화과 교수로 미술 평론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평론집 『현대미술의 신화』를 출간한 바 있으며, “백남준의 선적 시간”을 비롯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수잔느노이부르거
· 백남준의 <음악의전시 – 전자텔레비전>을재방문하다
비엔나 현대미술관(Museum Moderner Kunst Stiftung Ludwig Wien)의 큐레이터로, 2009년 3월에 『백남준, 모든 감각을 위한 음악』(일명 MUMOK)이라는 제목의 전시를 통해 백남준의 1963년 전시 『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을 재현해냈다.
데이비드저르빕
· 백남준과기술의인간화 : “테크네“의또다른 ”로고스“
파리 제1대학 및 안시 에콜 데 보자르 미학 강사. 백남준과 함께 인터랙티브 전자 아카이브인 “아나카이브(Anarchive)” 개념을 창안함. 주로 퍼포먼스를 연구하며, 주요 글로는 아트프레스 2007년 7월호에 게재된 “De la performance au performantiel”이 있다.
윤천실
· 현대물리학에서바라본백남준의예술
실험 물리학자. 경상대 고에너지 물리 연구실에서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 미국 페르미 국립 가속기 연구소, 일본 고에너지 물리 연구소와 중성미자에 대한 장기적인 국제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09년 9월 4일
조정환
· 월인천강, 달에홀린삐에로
현재 성공회대학교 대학원과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맑스주의의 역사와 탈근대 사회 이론 및 문화 이론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민주주의 민족문화론과 자기비판』, 『노동해방문학의 논리』, 『지구제국』, 『21세기 스파르타쿠스』 등이 있다.
행크볼(Hank Bull)
· 멀티–인터–트랜스(multi-inter-trans)
퍼포먼스, 비디오, 라디오, 텔레커뮤니케이션 아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캐나다의 아티스트로, 1986년 베니스 비엔날레, 1987년 도큐멘타 9에 참가한 바 있다. 1999년에 문을 연 밴쿠버 국제 아시아 현대미술센터(Center A)의 공동 창립자이다.
홍철기
· 비인간이란무엇인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에서 ‘박정희 시대의 헌법 사상사’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 홍철기는 최근 브뤼노 라투르의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를 번역한 바 있다. 노이즈 음악가, 즉흥 음악 연주자, 영화 음악 작곡가, 사운드 아티스트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진중권
· 백남준의미디어미학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소련의 구조기호론적 미학』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언어 구조주의 이론을 공부했다. 저서로 『미학 오디세이』,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미디어 아트』 등이 있으며, 역서로 『컴퓨터 아트의 탄생』 등이 있다.
[백남준의 선물 2] 고르디아스의 매듭 다시 묶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