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 방송은 세계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놓았고 시공간의 거리에 대해 이렇게 달라진 감각은 문화적 지형에도 지각 변동을 일으켜 여러 문화 간 다양한 상호작용이 일어나게 되었다.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도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방식에 대한 사유로부터 출발한 프로젝트였다고 할 수 있으며, 이는 후지하타 마사키의 작업과도 일맥상통한다. 후지하타는 미디어 아트를 단지 새로운 미디어를 사용하는 예술이 아니라 새로운 미디어를 창조하는 예술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 특히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인 GPS를 활용하는데, ≪살아 있음의 목소리≫, ≪동시에 울려 퍼지는 메아리≫ 등의 작품은 비디오 이미지, 음악적 요소, 인터뷰, 그리고 GPS가 포착한 위치 데이터가 결합되어 있다. 그리고 관객이 쌍방향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제공되어 이러한 구성 안에서 실재로 인식되는 현실, 가상으로 인식되는 현실 간의 차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후지하타는 이번 강연에서 자신이 20여 년 간 진행해 오고 있는 ≪필드워크≫에서 세계 각지의 커뮤니티와 함께 작업하며 그 참여의 과정을 기록해 나가는 데 있어 GPS의 쓰임새와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위성 네비게이션 기능이 장착된 이동통신 기기들이 보편화되어 마치 우리의 신체 일부처럼 되어 가고 있는 오늘날 삶의 형태에 생각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 강연은 일본어로 진행되며 순차 통역이 제공됩니다.
강연자
후지하타 마사키
후지하타 마사키(1956~)는 도쿄예술대학교 대학원 영상연구과 교수이자 미디어 아티스트이다. 멀티미디어 테크놀로지로 가상 공간을 창조하여 상호작용,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사한다. 대표작으로는 적외선 무선 전화기를 이용한 ≪지울 수 있는 현실≫(1992, 이리에 케이치 협력), GPS 기능을 탑재한 노트북 컴퓨터로 후지산을 디지털 매핑한 ≪아로새기는 속도≫(1994), GPS 데이터를 색인으로 한 비디오 아카이브 형태의 사이버스페이스로 집단적 기억을 재구축하는 ≪필드워크≫(진행 중) 시리즈 등이 있다. 일본을 비롯해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전시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오스트리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살아 있음의 목소리≫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제4강] 테크놀로지, 오감을 갖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