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 전시에서 흑백텔레비전만을 사용할 수 있었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백남준은 이듬해 일본으로 건너갔고, 기술자들과 접촉하면서 컬러텔레비전에 대한 실험을 해 나갔다. 1965년에 만들어진 <자석 TV>는 이 연구의 결과다. CRT 모니터의 브라운관 주변에 감겨있는 코일은 일종의 전자석으로 전자를 빠른 속도로 화면에 뿌려 준다. 이 모니터에 자석을 갖다 대면 전자의 흐름이 방해되면서 편향이 발생하여 RGB 컬러가 두드러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텔레비전 내부의 회로 조작에 집중했던 백남준이 텔레비전 외부에서 영상에 영향을 미치는 작용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면서, 실험 텔레비전 중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에 제작된 것이 바로 <자석 TV>이다. 사진은 피터 무어가 찍은 것으로 뉴욕 카날가 359번지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자석 TV>를 다루고 있는 백남준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