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측 하단에 “조지 워싱턴 다리”라고 써 놓은 것으로 보아 이 드로잉은 아마도 뉴저지를 그렸으며 건물들은 뉴저지의 대표적 지형지물인 프리덤 타워, AT&T 등이 아닐까 추정해 볼 수 있다. AT&T 산하였던 벨 연구소는 백남준과 밀접한 기관이기도 한데, 1960년대 아방가르드 아티스트들을 위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한 곳이다. 백남준은 1966년부터 벨 연구소와 관계를 맺었고, 1967년에는 상주 연구자로 있으면서 실험실의 기자재를 이용하여 컴퓨터의 여러 가능성을 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백남준이 살던 뉴욕 소호에서부터 뉴저지 외곽까지 가깝지 않은 거리였음에도 백남준은 일주일에 사나흘씩 이곳에 와서 작업했다고 한다. 뉴저지를 그린 두 개의 유사한 드로잉 모두 공통적으로 두 명의 여인을 그렸는데 특정한 헤어스타일을 묘사한 것으로 보아 구체적인 인물을 염두에 두고 그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