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오일스틱으로 깃발 3개를 그렸다. 1968년 쓴 글에서 백남준이 벽암록의 한 법어를 인용한 대목과 연결 지어 볼 수 있다. 두 승려가 휘날리는 깃발에 대해 다투고 있다. 한 승려가 “바람에 깃발이 펄럭인다.”고 하자 다른 한 승려는 “깃발이 바람을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지나가던 세 번째 승려가 외쳤다. “당신들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이 텍스트는 하나의 깃발에 대한 세 승려의 이야기이지만 드로잉 속 절제된 선으로 그려진 세 개의 깃발은 이 메시지의 삽화로도 어울릴 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