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3월 독일 부퍼탈의 갤러리 파르나스에서 열린 백남준의 첫 번째 개인전 《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에서 만프레드 몬트베가 찍은 실험 텔레비전 사진이다. 이 전시에서 백남준은 13대의 실험 텔레비전을 선보였는데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사전에 내부 회로를 물리적으로 조작하고 전자기적 신호를 수학적으로 계산하여 동일한 방송 채널의 화면이 네거티브로 보이거나, 가로줄, 세로줄, 혹은 여러 형태의 곡선들이 화면을 방해하여 왜곡되어 보이도록 하는 텔레비전이다. 두 번째 종류는 텔레비전에 외부 장치를 연결하여 관람객의 참여에 의해 어떤 화면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연결된 페달을 밟거나 마이크에 대고 소리를 내면 이에 반응하여 화면에 불꽃같은 이미지가 나타났다 사라진다. 또 각각 녹음기와 라디오가 연결된 텔레비전은 흘러나오는 음악과 라디오의 볼륨에 따라 화면이 달라지는 식이다. 마지막은 고장이 나서 화면에 가로선 하나만 나타나는 텔레비전으로 백남준은 이를 그대로 전시장으로 가져와 옆으로 세워 세로선으로 보이도록 놓았고, 고장 난 다른 한 대의 텔레비전은 아예 엎어 놓고 ‘‘렘브란트 오토매틱’이라는 상표를 부각시켰다. 몬트베는 실험 텔레비전들의 화면이 휙 지나가버리거나 계속 바뀌었고 상태가 불안정한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이를 사진으로 찍는 것이 당시로서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고 회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