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은 1996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투병하면서도 창작에 대한 의지, 전위적인 사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를 멈추지 않았다. 물리적인 신체의 제약이 심해진 2000년대에 회화 작업을 많이 했는데 그 안에 담긴 예술적 구상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통찰은 특유의 즉흥적이고 유머를 잃지 않는 스타일로 표현되었다. 이 작품에서는 백남준이 종종 그리곤 했던 천수관음을 매우 단순한 선묘로 형상화하고 그 한자와 더불어 “부쳐님 나무아미타불”이라고 염불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