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머추너스가 1964년 기획한 ‘플럭스키트’ 개념에 따라 플럭서스 작가들은 작은 오브제나 인쇄물을 사용해 사용자가 게임처럼 실행해볼 수 있는 멀티플 에디션 키트를 제작하였다. 이 키트들은 소형 서류가방에 함께 담겨 판매되기도 했는데, 백남준의 「실험 TV 전시회의 후주곡」(1964)이 실렸던 플럭서스 신문 제3호 『FLuxus cc fiVe ThReE』에 광고가 게재되면서 유통되기 시작했다.
이 키트는 조지 브레히트의 〈카드 한 벌, 플럭스게임〉이다. 64개의 카드 앞면에는 서로 다른 다양한 흑백의 그림이, 뒷면에는 머리카락처럼 보이는 이미지가 동일하게 인쇄되어 있다. 카드에 숫자나 글자가 적혀있지 않고 미리 정해진 규칙도 없기 때문에 혼자 혹은 여럿이 참여하는 사람이 오로지 상상만으로 규칙을 만들어 나가면서 게임에 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