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은 1963년 부퍼탈 갤러리 파르나스에서 열린 그의 첫 개인전에서 <랜덤 액세스>를 선보였다. 마그네틱 테이프를 풀어내 여러 길이의 조각들로 잘라 벽면에 붙여 놓고 관람객이 재생 장치에서 분리된 금속 헤드로 원하는 테이프 부분을 훑어 녹음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한 작품이다. 이후 1975년 뒤셀도르프 시립미술관의 전시 ≪듣기 위한 보기≫를 위해 백남준은 이 작품을 재제작하였다. 벽 대신 마그네틱 테이프를 붙인 나무판과 재생 헤드를 연결한 휴대용 카세트 재생기로 구성되었고, 첫 번째 작품과 마찬가지로 관람객이 직접 테이프를 긁어서 소리를 재생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