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원의 <지극히 평범한 하루>는 2채널 비디오 설치 작품이다. 작가는 좌우로 흔드는 머리와 누워서 들어 올린 다리를 촬영한 영상 두 개를 모니터로 보여준다. 눈을 질끈 감고 좌우로 흔드는 머리는 촬영한 방향과 반대로 거꾸로 매달려 있다. 반면, 하늘을 향해 들어 올린 다리는 일반적으로 직립하는 방향으로 디스플레이된다. 거꾸로 매달린 머리를 보여주는 누드 모니터에서 빠져나온 기판과 움찔거리는 다리를 보여주는 검은 모니터의 대비는 소란과 정적을 시각화한다. 지극히 평범한, 그저 한 사람의 신체 부위인 머리와 다리가 불규칙적인 움직임을 보여 주면서 분리된 채 상영되고 우리의 몸과 공명하며 어딘가 불편한 감각을 만든다.
작가는 이 작업의 모티프를 백남준의 퍼포먼스 비디오 <머리와 발>에서 얻었다. 모티프가 된 영상에서 백남준은 불편한 몸과 머리를 계속 저으며 신체를 깨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반복한다. 박승원 역시 모니터에 갇혀있는 신체와 그 프레임을 벗어나려는 탈주의 노력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감각하는 몸을 보여준다. 좁은 공간에서 마주하는 모니터의 실재감은 기술매체임에도 인간화된 기계적 조형물로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는 <지극히 평범한 하루>라는 제목 아래 삶과 죽음에 대한 충동의 경계에 놓인 신체를 인지하는 것이 삶의 평범한 수행임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