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은 플럭서스 스코어라 할 수 있는 교향곡 시리즈를 작곡하였는데 그 중 첫 번째가 〈젊은 페니스를 위한 교향곡〉(1962)이다. 열 명의 젊은 남성들이 무대 앞에 설치된 거대한 흰 종이 뒤에 서서 발기된 성기로 관중을 향해 종이를 찢으라는 지시를 담고 있다. 백남준이 1962년에 이 스코어를 쓰면서 1984년에야 무대에서 실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 적어 놓을 만큼 도발적인 내용이다. 이 악보는 볼프 포스텔이 제작한 『데콜라주』 2호(1962)에 수록되었으며, 1963년 뒤셀도르프 예술아카데미에서 열린 《페스텀 플럭소럼 플럭서스: 음악과 반음악, 기악 극장》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1963년 당시에는 무대 위에 세워진 커다란 종이 막 뒤에서 퍼포머들이 성기 대신 손가락으로 종이를 찢는 방식으로 실행되었다. 문학이나 시각 예술과 달리, 음악 분야에서는 저개발된 성을 통해 현대음악의 전통과 위계를 해방시키고자 했던 백남준의 관점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