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은 일방적인 정보전달의 통로로 여겨졌던 텔레비전을 쌍방향의 피드백이 가능하도록 조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 누구든지 피아노 건반처럼 영상을 연주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고자 했다. 〈백-아베 비디오 신디사이저〉는 이러한 백남준의 의도에 따라 1964년부터 일본의 공학자 아베 슈야와 함께 연구를 거듭한 끝에 1969년 처음 제작되었다. 완성된 신디사이저는 카메라 등 여러 외부 영상 소스를 받아 실시간으로 색과 형태를 변형하는 영상편집이 가능한 기계다. 이후 1970년 보스턴의 WGBH 방송국을 통해 방영된 〈비디오 코뮨: 처음부터 끝까지 비틀스〉와 1977년 뉴욕의 WNET을 통해 방영된 〈미디어 셔틀: 모스크바/뉴욕〉등의 영상을 제작하는 데 사용되었다. 1970년대 초까지 제작된 〈백-아베 비디오 신디사이저〉 중 현재 남아있는 기계들은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백남준아트센터는 2011년 아베와 협력하여 “백-아베 비디오 신디사이저 복원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신디사이저의 기능을 복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