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원소〉는 1997년부터 3년 여에 걸쳐 만들어진 백남준의 세 가지 레이저 작품 〈원〉, 〈사각형〉, 〈삼각형〉을 합쳐서 일컫는다. 백남준은 레이저를 이용해 ‘천지인’의 사상을 형상화하고자 한다고 종종 밝힌 것으로 보아 이 세 가지 기하학적 도형은 한국 전통문화에서의 ‘원방각(圓方角)’임을 짐작할 수 있다. 〈삼원소〉는 각각 원형, 사각형, 삼각형 모양의 목재 틀에 거울들이 달린 상자 형태를 하고 있으며, 앞면은 한쪽이 유리창인 거울이어서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 작은 구멍을 통해 색깔 있는 레이저 광선을 비추고, 이 빛은 전압으로 속도가 조절되는 DC모터에 의해 회전하는 프리즘에 투사된다. 프리즘에 의해 굴절·분산된 레이저는 거울에 의해 반사되고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되면서 한정된 공간을 무한한 깊이의 공간으로 변화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