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렬로 늘어선 24개의 어항 뒤에 24대의 텔레비전 모니터가 놓여 있다. 어항 안에서는 살아 있는 물고기들이 유영하고 있으며, 화면에는 춤을 추고 있는 머스 커닝햄, 바다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그리고 하늘을 나는 비행기의 모습이 등장한다. 어항과 텔레비전 화면의 중첩을 통해 실제로 살아있는 물고기와 비디오 속 물고기는 하나의 시공간으로 합쳐진다. 또한 커닝햄은 물고기와 함께 춤을 추고, 물고기는 하늘을 헤엄치며, 비행기는 바다 속을 날아다니는 형국이 된다. 관람자는 어항이 모니터가 되고 모니터가 어항이 되는 시각적 현상 속에서 평소와는 다른 시선으로 텔레비전 화면을 바라보게 되고, 대상을 재단하여 보여주는 프레임으로서의 텔레비전을 인식하게 된다. 텔레비전의 프레임을 사이에 둔 재현과 실체의 관계를 다루면서 백남준은 자연의 요소를 자주 결합시켰다. 이는 기술이 만들어내는 화면의 ‘생생함’과 현실 속 자연의 ‘살아 있음’을 대비시키며 차이를 부각하기 보다는 기술과 자연의 공존과 상응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