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독일로 건너간 백남준은 플럭서스라는 미술사적 움직임이 뜨겁게 일어나던 한복판에서 일군의 작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창작 활동을 하였다. 〈존 케이지에 대한 경의: 테이프와 피아노를 위한 음악〉은 새로운 예술에 눈을 뜬 백남준이 케이지와의 만남과 그로부터 받은 영향을 담은 작품으로, 퍼포먼스는 총 4악장으로 구성되었다. 고전 음악부터 일상 소음까지 녹음하고 이를 콜라주한 소리가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가운데, 공연장에 놓인 ‘장치된’ 피아노를 연주하고 부수고 바닥에 넘어뜨리는 내용의 공연이다. 사진은 1959년에 있었던 뒤셀도르프 갤러리 22에서 선보인 공연 장면으로, 백남준의 왼쪽에 작곡가 윤이상의 모습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