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를 통해 시간을 공간적으로 재조합하기를 즐겼던 백남준은 이 작품에서 인류에게 가장 오래된 빛의 원천 중 하나인 달을 텔레비전 화면으로 보여준다. 초승달부터 보름달까지 달의 주기가 12대의 텔레비전으로 형상화되는데, 1965년 뉴욕 갤러리아 보니노에서 처음 선보일 당시에는 초기 진공관 텔레비전을 사용하였다. 백남준은 진공관 끝에 자석을 고정해 내부 회로의 전자기적 신호를 방해하고 그 신호만으로 텔레비전 화면에 마치 달처럼 보이는 여러 가지 모양이 나타나도록 한 것이다. 관람자는 시간의 길이와 깊이, 순간성과 영원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작품의 제목은 텔레비전이 없던 시절 지구의 유일한 위성인 달을 바라보며 이미지를 투영하고 이야기를 상상하던 모습을 텔레비전 시청에 빗댄 것이라 할 수 있다. 백남준은 1976년부터 이 작품을 12대의 텔레비전을 사용하여 구성하였다. 백남준아트센터가 소장한 〈달은 가장 오래된 TV〉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12개의 달에 〈E-Moon〉(1999)이라는 영상이 추가되어 13대의 모니터로 구성한 것으로 2000년 구겐하임 미술관 회고전 《백남준의 세계》에서 처음 선보였던 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