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의 동료 예술가이자 쾰른의 아틀리에에서 전위 음악 콘서트를 기획했던 마리 바우어마이스터는 1958년부터 백남준과 우정을 나누었다. 바우어마이스터의 아틀리에는 존 케이지, 실바노 부소티, 벤저민 패터슨, 백남준, 한스 G. 헬름스 등 전위 음악을 하는 음악계, 미술계, 문학계 인사들이 결집했던 장소이기도 했다. 바우어마이스터 아틀리에는 1962년 그녀가 미국으로 이주하기 전까지 2년 동안 운영이 되었다. 〈피아노와 편지〉에 전시된 피아노 역시 당시 콘서트에 사용되었던 피아노의 잔해이며, 편지들과 사진들은 바우어마이스터와 백남준이 주고받았던 서신과 당시 스튜디오에서 있었던 콘서트들의 장면을 담고 있다. 부서진 피아노는 새로운 소리와 관람객의 음악 수용 방식을 고민했던 백남준과 동료 예술가들의 흔적을 담고 있다. 바우어마이스터는 이후에도 백남준이 미국 미술의 제도권에 곧바로 진출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하여, 피아노와 서신들은 이들의 우정을 잘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