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 체스트>는 미얀마(버마)식 화려한 궤로 하부에는 서랍이 달린 3단 장식장이 있고, 상부는 쌍여닫이문이 달린 큰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단의 다리에는 조각이 되어 있으며 서랍장에는 화초 무늬가 새겨져 있고, 서랍 손잡이에는 하얀 꽃잎같이 생긴 원형 세라믹 볼이 달려 있다. 상부의 여닫이문 안팎은 하부 서랍장의 무늬와 비슷한 조각이 새겨져 있다. 하단부 아래 두 단에는 서랍이 3개씩 있고 각 서랍 안에는 각종 금속 장식물, 드로잉, 사진, 책 등이 담겨 있다. 작품의 상부와 하부를 연결하는 단 위에는 오른손으로 머리를 괴고 있는 와불상이 놓여있다. 제일 상단부에는 기계부품으로 만들어진 작은 로봇과 나무합판을 골조로 몸통과 다리를 노란 스펀지로 휘감은 또 하나의 로봇이 놓여 있다.
상부의 장안에는 8대의 소형 LCD 모니터가 있다. 양쪽 측면에는 4대의 미니 빔프로젝터를 통해 2-채널 영상이 상영되고 천장에도 빔 프로젝터 1대로 영상이 상영된다. 백남준이 제작한 <세계와 손잡고>(1988), <머스 바이 머스 바이 백>(1978), <존 케이지에게 바침>(1973),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 등에서 발췌한 머스 커닝햄, 존 케이지, 샬럿 무어먼, 로리 앤더슨, 요셉 보이스, 그리고 외계인의 모습이나 리우데자네이루 페스티벌 등의 영상 클립과 장 폴 파르지에의 <백남준, 다시 재생하기>(1990)영상 가운데 백남준이 도포와 갓을 쓰고 있는 모습이 편집되어 있다. 보통 궤는 귀중한 물건을 넣어 두는 용도로 쓰이는데, 백남준의 궤에도 옛날 추억이 서려 있는 물건과 영상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