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3월 독일 부퍼탈의 갤러리 파르나스에서 열린 백남준의 첫 번째 개인전 《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을 만프레드 몬트베가 찍은 사진이다. 이 전시의 한 부분은 〈총체 피아노〉라 이름 붙인 네 대의 장치된 피아노였는데, 그 중 두 대는 건반과 현 곳곳에 갖가지 사물들을 매달거나 부착하거나 끼워 놓았고 이들은 전선으로 뒤엉킨 채 연결되어 있었다. 관람객은 자유롭게 이 피아노들을 연주해 볼 수 있었는데, 건반을 누르면 생소한 소리가 들리거나 장치된 사물들이 움직이거나 주변의 조명등, 사이렌, 환풍기, 녹음기, 라디오 등이 작동되기도 했다. 사진은 갤러리의 주인인 롤프 예를링이 장치된 피아노를 작동시켜 보는 모습이다. 건축가였던 예를링은 자신의 건축사무소 건물에 1949년 갤러리 파르나스를 열고 1965년까지 160여 차례 전시와 공연을 개최했으며 특히 1960년대 초반 플럭서스 예술가들의 액션, 해프닝 공연을 많이 유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