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로 그린 배경 화면 중앙에는 스커트와 가터벨트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여성의 하반신이 그려져 있다. 그 오른쪽으로는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어젯밤 남은…”, 왼쪽으로는 “개(犬)에게 다 주었고 나는 다시 낮잠 자러 간다”고 썼다. 두 다리 사이에 있는 텔레비전만 컬러로 그려져 있는데 화면에는 동이 트는 장면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그 위에 붙여진 엽서는 백남준이 54세 생일을 기념해서 만든 것으로, 세계 정치의 맥락에서 자신의 생일인 7월 20일과 비슷한 날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을 병치하였다. 1928년에는 재클린 오나시스의 탄생(1929년 7월 28일을 오인한 것으로 보임), 1944년은 히틀러 암살을 시도했던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의 처형(7월 21일), 1969년은 닐 암스트롱의 인류 최초 달 착륙(7월 20일)을 선정해 사진과 함께 실었다. 그리고 맨 처음과 맨 뒤에는 백남준이 태어나기 2000년 전인 기원전 68년과 그로부터 2100년 후인 2168년의 연도를 적었다. 그 아래에는 각각 수학 공식과 같은 기호를 그려 넣었다. 마지막에 실린 공식은 백남준아트센터의 메인 로고로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