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뒤셀도르프 예술아카데미에서 열린 《페스텀 플럭소럼 플럭서스: 음악과 반음악, 기악 극장》의 공연 중 하나로, 대롱을 통해 숨 혹은 침을 불어 넣는 듯 보이는 사람은 프랭크 트로브리지, 그 대롱이 관통하고 있는 악보 같은 종이를 붙잡고 있는 사람은 토마스 슈미트이다. 사진 왼쪽에 목도리를 두르고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백남준의 모습도 보인다. 슈미트와 트로브리지는 1963년 백남준의 개인전 《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 포스터에 예술적 협력자로 이름이 적혀 있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슈미트는 전시 설치와 작품 관리를 도왔으며 몇몇 작품을 시연하는 장면이 기록 사진으로 남아있다. 1976년 쾰른 쿤스트페어라인에서 열린 백남준 회고전 도록에 실린 그의《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 회고는 당시 전시 모습을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귀중한 자료이다. 트로브리지는 전시 일정이 변경되는 바람에 실제로 일을 하지는 못했고, 《페스텀 플럭소럼 플럭서스》에서는 백남준의 〈플럭서스 챔피언 콘테스트〉에 참여해 우승을 차지했다. 백남준은 트로브리지를 위해 “지하철 선로에 오줌을 눠서 열차를 멈추게 하라.”는 내용의 〈플럭서스 영웅 [프랭크 트로브리지를 위해]〉(연도 미상)이라는 스코어를 쓰기도 했다.